[헤럴드경제=이해준 기자]인구가 감소하면 청년취업난이 해소될까. 경기침체로 청년실업률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며 ‘고용절벽’이 현실화한 가운데 저출산으로 2020년 이후 노동력이 부족해질 경우 청년들의 취업난이 해소될지 여부가 주목된다.
전문가들은 경제가 완만한 성장을 지속하고 현재의 저출산 현상이 지속될 경우 취업난은 어느 정도 해소될 수 있지만, 문제는 ‘고용의 질’이라고 지적한다. 근본적인 대책이 없을 경우 노동력 미스매치와 고용의 질 악화는 해소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청년취업 ‘최악’이지만 2020년 이후 노동력 부족=통계청의 고용동향 조사 결과 지난달 청년실업률은 12.5%로 통계 작성방을 바꾼 1999년 이후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경제가 어려웠던 2008년, 2009년에도 청년실업률은 8%대를 기록했고, 1990년대말 외환위기 이전엔 사실상 완전고용 상태를 보였던 점을 감안하면 청년취업난이 최악에 처한 것이다.
청년실업률을 보면 2011~2012년 7%대 중반에서 매년 1%포인트씩 단계적으로 올라 사상 최고치까지 오른 것이다. 경제가 성장해도 고용이 늘지 않는 이른바 ‘고용 없는 성장’이 심화되고 있고, 청년층이 가장 큰 영향을 받고 있다. 지난달 실업자 131만7000명 가운데 34%인 56만명이 15~29세 청년층이었고, 지난달 늘어난 실업자 11만4000명 중 66.6%인 7만6000명이 청년이었다.
하지만 올해를 기점으로 내년부터 생산가능인구가 줄어들기 시작하고, 2020년대부터 노동력 부족현상이 생길 것으로 보인다. 보건사회연구원 추산을 보면 2030년부터 노동력 부족 규모가 빠르게 증가해 2060년엔 370만~900만명이 부족할 것으로 예상된다.
저출산에도 불구하고 베이비부머(1955~1963년생)세대의 자녀들인 ‘에코세대’가 노동시장에 진입하는 거의 마지막 시점인 2020년대 초반까지는 노동력 공급이 지속되지만 그 이후부터는 인구 감소가 본격화하면서 노동력이 부족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때문에 현재는 최악의 청년취업난에 시달리고 있지만, 2020년대 초~중반 이후부터는 취업난이 완화될 가능성이 있다.
▶문제는 ‘고용의 질’, 일본 사례 보니 ‘심각’=문제는 ‘고용의 질’이다. 장기불황으로 청년취업난이 심화됐다가 저출산으로 노동력 공급이 줄어들면서 지표상 실업률은 크게 개선됐지만 고용의 질이 악화된 일본 사례를 보면 한국의 미래도 가늠할 수 있다.
일본은 1980년대 호황시절에만 해도 완전고용에 가까울 정도로 청년층 고용이 양호했다. 청년실업률은 4% 안팎에 머물렀다. 하지만 1990년대 경기불황이 본격화하면서 청년실업률이 빠르게 높아져 2000년대 초에는 10%대로 올라섰다. 프리랜서와 아르바이트를 합성한 ‘프리터족’이 양산되는 등 고용의 질이 악화됐고, 일도 하지 않고 교육ㆍ훈련도 받지 않는 니트족도 크게 늘었다.
그러던 것이 1997년을 고비로 생산가능인구가 줄어들고 2000년대 들어 청년층 인구감소 속도가 빨라지면서 청년실업률이 내려가기 시작했다. 청년실업률은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 오르기도 했지만 꾸준히 하락해 올 1월에는 5%에 머물렀다.
일본의 청년실업률은 한국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며, 상대적으로 청년취업이 양호한 독일(7.1%)과 미국(10.8%)보다도 훨씬 낮다. G7평균 청년실업률 11.9%, OECD 평균 13.1%는 물론 유로존 평균 22%를 크게 밑도는 것으로 지표상 무척 양호하다.
하지만 속사정을 보면 상황이 다르다. 청년고용 사정이 좋아진 것 같지만, 청년층 취업자 중 파트타임-아르바이트 같은 비정규직 비율은 1990년대초 18% 수준에서 2000년대 30%로 높아졌다가 지금은 40% 가까이 올라간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특단의 대책 시급=일본의 경우 노동력 감소로 청년실업률이 낮아졌지만 고용의 질이 악화된 것은 다른 부분에서도 확인된다. 청년실업률 하락에도 장기실업자 비중이 20%대를 유지해 실업의 장기화가 진행되고 있고, 2000년대 말부터는 25~34세 연령층에서 파트ㆍ아르바이트 비율이 상승해 청년이 한번 불완전 취업에 몰리면 여기서 벗어나는 게 힘들다는 점을 보여주었다.
LG경제연구원의 류상윤 책임연구원은 “일본의 경험은 인구구조 변화가 실업률을 낮출 수는 있지만 고용의 질적 개선에는 한계가 있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며 “일본 정부가 2000년대 중반부터 니트와 프리터 대책에 나섰지만 한계가 있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런 점을 들어 노동력 감소로 청년실업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는 것은 위험한 발상이며, 신성장동력 창출을 통한 잠재성장률 및 고용창출 능력 향상과 노동시간 단축, 미래 경제환경에 맞는 교육체계 구축 등 개혁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저출산ㆍ고령화와 생산가능인구의 감소, 수출여건 악화 등으로 잠재성장률이 하락하면서 저성장 기조가 본격화하면서 앞으로 상당기간 청년취업난이 악화되면서 사회문제화할 수 있는 만큼 특단의 대책으로 희망을 주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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