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자 등록 시작 총선체제 돌입 與 ‘내수 활성화 통한 해법’ 제시 야권은 ‘청년고용할당제’ 등 추진
대부분 실효성 없거나 현실성 결여 재계 ‘부실한 표퓰리즘 공약’ 날세워
여야가 공천을 마무리하고 24일 후보자 등록을 시작으로 총선 체제에 본격 돌입했다. 새누리당부터 더불어민주당, 국민의 당까지, 각 당은 경중과 상관없이 ‘사상 최악’의 공천 전쟁을 벌이며 국민에게 충격과 실망을 안겨줬다. 그러면 공약은 어떨까. 피튀기는 공천 전쟁과 달리 공약은 ‘그나물에 그밥’, ‘일단 내지르기식’ 구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번 ‘4ㆍ13’ 총선을 앞두고 여야 내건 공약 1순위는 ‘일자리’. 그러나 구호뿐인 ‘공(空)약’이란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최근 경기 침체와 맞물려 청년 실업 문제가 화두가 되면서 여야가 경쟁이라도 하듯 일자리 정책을 쏟아냈다. 하지만 여야 모두 총선 회오리에 휩쌓이면서 합리적이고 실효성 있는 일자리 대책은 애초부터 실종됐다는 지적이다. 공천 후폭풍에 따라 정치권이 정당 탈퇴에다 폭력사태 등으로 얼룩지면서 정작 일자리 창출과 연관된 노동개혁 4법과 경제활성화 법안 처리는 뒷전으로 밀려났다. 보다 못한 재계는 24일 정치권의 알맹이 없는 일자리 정책을 두고 ‘표를 의식한 선심성, 표퓰리즘 공약’이라고 날을 세웠다.
최근 한국노동사회연구소는 각 정당의 20대 총선 일자리 공약을 비교, 분석한 결과 대체로 내용이 부실하고, 구체성이 떨어진다고 밝혔다.
연구소에 따르면 새누리당은 공약 1순위로 ‘내수산업 활성화를 통한 일자리 창출’을 내걸었다. 우선 ‘해외진출 기업 국내 U턴’을 제시하면서 이들 기업 중 10%가 국내로 돌아오면 매년 50만개의 일자리가 창출된다고 했다. 또 ‘콘텐츠 관광’을 통해 2020년 외래관광객 2300만명 달성 시 일자리 150만개가 늘어난다고 했다.
김유선 연구소 선임연구위원은 “새누리당은 민간 연구원 자료를 근거로 일자리가 증가한다고 했지만 정작 어떻게, 어떤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방안이 없어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그는 여당이 내놓은 청년 맞춤형 일자리 정책도 ‘청년희망아카데미’ 확대 등 기존 정부 정책을 답습하는 차원에 머물러 실효성이 없다고 봤다.
연구소는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양극화 해소 방안으로 내건 ‘777플랜’(가계소득비중, 노동소득분배율, 중산층 비중 70% 달성)도 “성격이 비슷한 지표만 나열돼 있고, 실현 가능한 정책 수단이 뒷받침돼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정의당 등 야당들이 공통적으로 내놓은 ‘청년고용할당제’ 민간 확대와 구직수당 도입 등에 대한 논란도 여전하다. 청년고용할당제는 현재 공공기관과 공기업에서 매년 정원의 3% 이상을 35세 미만 청년으로 의무 채용하는 제도다. 야당은 이를 300인 이상 민간 대기업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반면 청년 의무고용을 확대하면 기존 경력직들의 해고로 이어질 수 있어 세대 간 일자리 갈등으로 번질 수 있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여성, 중장년층을 대상으로 헌법에 보장된 평등권과 직업선택의 자유 등을 침해한다는 주장도 있다.
월 60만원씩 6개월 간 지원하는 ‘청년안전망’, 월 50만원씩 6개월 지급의 ‘후납형 청년구직수당’ 등의 공적부조도 구직 청년들에게 도움이 될지 모르지만 재원 마련은 또 다른 문제다.
이병훈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청년 구직수당은 실제 취업과 연관될 수 있을지에 대해 검증된 게 없어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며 “재원 마련 방안 없이 추진된다면 단지 청년층 표를 의식한 포퓰리즘이란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또 “여야는 근로시간 단축, 정규직 직접 고용 등 노동개혁을 기반으로 한 실효성 있는 일자리 정책을 내놔야 한다”며 “이들 정책이 실제 일자리 창출로 이어지려면 고용효과 등 정책에 대한 검증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원승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