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한희라 기자]정부의 보험 상품 자율화 정책 이후 보험사들이 일제히 보험료를 인상하고 있다.

실손보험과 자동차보험에 이어 다음달 보장성보험까지 인상을 예고하고 있어 가뜩이나 어려운 가계의 부담이 우려된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 교보생명, 한화생명, 미래에셋생명, 흥국생명 등 주요 생보사는 4월 1일 예정이율을 0.25%포인트 안팎으로 내릴 방침이다. 예정이율을 0.25%포인트 낮추면 보험료는 5∼10% 올라간다.

삼성생명과 교보생명, 미래에셋생명은 현재 3.0%인 예정이율을 나란히 2.75%로 0.25%포인트 인하한다.

흥국생명은 예정이율을 현재 3.25%에서 2.9%로 0.35%포인트 낮출 예정이다. 한화생명도 아직 인하폭이 확정되지는 않았으나 3.0%에서 2.75%로 예정이율을 낮추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 중이다.

중소형 보험사들 역시 다음달 비슷한 폭으로 예정이율을 낮출 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특약에 한정되긴 하지만 예정이율을 최대 0.5% 포인트 낮추는 상품도 나올 것으로 보인다.

예정이율은 보험사가 고객으로부터 보험료를 받아 운용해서 얻을 수 있는 예상 수익률이다. 예정이율이 인하되면 보험사들의 자산운용 수익률이 악화된다는 뜻이며, 이는 곧 보험료 인상으로 이어진다.

보험은 다른 금융상품보다 상대적으로 가입 기간이 길어 장기채권 투자 등을 통해 수익을 내야 한다. 최근 저금리 상태가 지속되면서 국고채 금리 역시 가파르게 하락해 보험사들의 운용수익률이 떨어지면서 예정이율 인하로 이어지고 있다.

보험업계는 그동안 가격 규제 때문에 손실에도 불구하고 인상하지 못했던 보험료를 현실화 하는 것이라고 해명하고 있다. 앞서 지난 1월 자동차보험 보험료가 약 3%, 실손보험 보험료가 약 20% 오른 바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가격 자율화 시행으로 그간 잠재되어 있던 보험료 인상 가능성이 지난 몇 개월 사이 한 번에 폭발한 것으로 보인다”며 “앞으론 상품의 보장 내용 강화를 통해 경쟁을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문제는 지난해 보험업이 6조원이 넘는 사상 최대 수익을 기록하며 은행권의 배 가까운 실적을 내고도 보험료 인상을 예고하고 있단 점이다. 이에 손해율을 선량한 가입자에게 떠넘긴다는 비난이 들끓고 있는 것이다.

금융소비자단체 관계자는 “자구노력없이 일방적으로 부담을 소비자에게 넘기는 것 같다. 보험업계 내 자성이 필요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hanira@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