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해순 할머니 [사진제공=금천구]
▲정해순 할머니 [사진제공=금천구]

[헤럴드 GValley = 안다정 기자]“제가 갖고 있는 건 별로 없지만, 이 세상 떠날 때 모두 주고 떠날 거예요”금천구 시흥3동에서 30년간 살아온 정해순(77) 할머니. 매월 생계급여와 기초연금 40만원으로 생활하는 홀몸노인지만 이런 상황에서도 그는 기부활동을 멈추지 않는다. 정 할머니는 “제가 힘들 때 주변으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았어요. 지금 생활도 넉넉하진 않지만 저보다 더 어려운 사람들 돕는 일인데 생각만 해도 즐겁다”고 말했다.지난해까지 노인일자리 사업에 지원해 지하철 길안내 일을 했던 정 할머니는 올해 건강문제로 집에서 쉬고 있지만, 여전히 바쁘게 움직인다.정 할머니는 가끔 이웃에 어렵게 사는 중·고등학생들의 집을 방문해 이야기를 나누고 꼭 용돈을 쥐어주고 온다. 정 할머니는 “지난해 일을 다녔을 때는 용돈을 5만원까지 주곤 했는데, 요새는 1만 원 정도 밖에 줄 수 없어 많이 아쉽다”고 말했다. 가끔 음식도 나눠 먹고는 한단다. 이렇게 관계를 맺고 있는 이웃 청소년들이 3~5명이 된다.정 할머니의 나눔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관내 청담복지관, 노숙인을 돌보는 영등포 요셉의원에 매월 1만원씩을 기부하고, 일년 동안 조금씩 돈을 모아 연말에 시흥3동 주민센터를 통해 공동모금회에 10만 원씩을 후원하고 있다.어려운 상황에서도 더 어려운 이웃을 도울 수 있는 까닭은 자기 자신이 절실한 도움이 필요했을 때 가까운 이웃으로부터 도움을 받아봤기 때문이다. 2010년 다리가 부러져 움직일 수조차 없었을 때 관내 복지관, 시흥3동 주민센터, 주변 이웃들에게 도움을 받았다.시흥3동 주민센터 김영란 주무관은 “할머니는 이웃사람들에게 파수꾼이라고 불릴 정도로 이웃을 챙기고 어려운 분들을 발견하면 주민센터와 연결해주곤 한다”고 말했다.최근 동 주민센터의 도움으로 전세임대주택으로 이사를 한 정 할머니는 “어려운 이웃을 도우면 언제든 자신에게 그 도움이 돌아오는 법이다. 지금 자기가 이웃을 도우며 사니 이렇게 좋은 집에 살게 되지 않았나”라고 말했다.언제나 남들에게 무엇인가 더 줄게 없을까라는 고민을 안고 사는 정 할머니는 시신기증 서약까지 했다. 그는 “나 죽으면 내 몸을 기증해서 허준보다 더 실력있는 의사 만드는데 사용하라고 기증했다”며 “무섭거나 후회하거나 하지는 않고, 오히려 즐겁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