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상형에서 다시 판상형으로...건설사 실용성에 앞다퉈 도입
조망권과 화려한 미관보다 경제ㆍ실용성 장점...실수요자 눈길
ㅡ형/ㄱ자형 통풍 우수...정방형 구조로 버리는 공간도 없어
전면에 모든 창을 내는 베이 구조 도입으로 작은방 단점 해결
일각선 “판상형보다 정남향 선호가 트렌드 변화 요인” 주장도
베이 설계로 환기성 저하...조망권ㆍ녹지공간 협소화는 단점
[헤럴드경제=정찬수 기자] ‘미운 오리’로 취급받던 판상형 아파트가 올해 분양시장에서 다시 대세로 자리잡았다. 정남향의 장점과 진일보한 설계가 삶의 질과 미래가치를 중시하는 실수요자와 투자자들에게 꾸준히 관심을 받고 있어서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선보이는 아파트와 주상복합 등에 판상형 가구가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판상형이 사라졌던 것이 아니지만, 재주목 받는 이유는 경제성과 실용성 때문이다. 아파트 홍보문구에 강조되는 이유도 분양시장에서 판상형의 인기가 많아지고 있다는 방증이다.
▶판 키우는 판상형=판상형 아파트는 한 곳을 바라보는 일자(ㅡ)형태로 배치된 것이 특징이다. 대부분 판상형 거실이 남쪽 방향을 향하는 경우가 많아 발코니에 햇볕이 잘 드는 장점이 있다.
최근 판상형은 베이(Bay) 구조를 도입해 공간 활용이 세분화됐다. 판상형의 구조적 한계를 설계로 극복한 대목이다. 과거 종축형(사각형) 설계가 주를 이뤘다면, 최근엔 황축형(직사각형) 설계 등 다양한 니즈에 부합하는 구조들이 등장하고 있다. 이 가운데 실수요자들에게 가장 큰 관심을 끄는 구조는 ‘4베이’다. 거실을 중심으로 각 방의 창을 정면으로 내 정남향 혜택을 최대화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판상형의 인기요인은 한국인들의 전통적인 정남향 선호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베이 구조를 채용하면서 실용적인 측면에서 주목을 받았지만, 그 배경에는 보다 나은 채광을 원하는 수요자들의 요구에서 시작됐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구조적인 특징은 양날의 검이다. 한 방향을 바라보고 있어 조망이 무시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용적률의 효과적인 활용과 평면이 자유롭지 않다는 점도 지적이 되곤 한다. 단조로운 단지와 녹지 확보 등 판상형이 가지고 있던 단점은 최근 보완되고 있는 추세다.
▶건설사도 잰걸음=아파트 트렌드 변화에 따라 건설사들의 발걸음도 빨라졌다. 경제성과 실용성을 겸비한 판상형 아파트를 잎세워 불확실한 분양시장에서 승기를 잡겠다는 전략이 엿보인다. 여기엔 부동산 침체기를 겪으며 실수요자 위주로 재편된 시장의 영향도 크다.
타워형에 비해 건축비가 싸다는 장점은 판상형 단지 부활의 출발점이다. 한 분양 관계자는 “베이 수를 늘리면서 발코니 확장 때 넓은 서비스 면적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이 수요자에겐 이득”이라며 “탑상형보다 분양가가 주변 시세보다 낮게 책정되는 효과는 덤”이라고 밝혔다.
실제 올해 분양을 시작한 판상형 아파트의 청약 성적은 주목할 만하다. 현대건설이 은평구에 선보인 ‘힐스테이트 녹번’은 59㎡A와 84㎡A 각각 39.81대 1, 8.26대 1의 청약 경쟁률을 기록했다. 타워형 설계의 59㎡B(12대 1)와 84㎡B(4.59대 1)보다 높았다. 지난해 현대산업개발이 경기 남양주시 다산신도시에서 청약을 받은 ‘다산 신도시아이파크도’ 판상형 84㎡B가 10.66대 1의 경쟁률을 보이며, 타워형 84㎡A의 5.13대 1보다 높은 인기를 실감했다.
한편 이달부터 100% 판상형으로 구성된 아파트가 잇따라 분양을 시작할 예정이다. 주요 단지로는 대림산업이 경기 광주시 오포읍에 공급하는 ‘e편한세상 태재’, GS건설-현대건설-포스코건설이 고양관광문화단지에 선보이는 ‘킨텍스 원시티’ 등이 있다.
판상형과 타워형이 결합된 단지들도 속속 주인을 맞는다. GS건설이 동탄2신도시에 분양하는 ‘동탄파크자이’와 같은 지역에 선보이는 현대건설의 ‘힐스테이트 동탄’ 등이다. 실수요자의 선택의 폭이 넓고 각 구조의 장점이 결합돼 좋은 성적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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