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나날이 연령대가 어려지는 걸그룹 시장에서 데뷔 7년차는 이미 중견이다. 참신함, 풋풋함을 누구라도 컨셉트로 걸고 나왔던 걸그룹은 소비가 강력해 보이그룹보다 수명이 짧다. 일정 기간 그룹 활동 이후엔 개인 활동을 통해 각자 ‘도생의 길’을 찾는다.
올 들어 7년차 걸그룹 포미닛과 레인보우가 나란히 컴백했다. 데뷔 7년차, 이번 앨범 이후면 두 팀 모두 ‘재계약 시점’에 접어든다. 앨범의 흥행 여부에 따라 함께 할 수도, 각자의 길을 갈 수도 있는 시기가 된 것이다. 고참 연차의 걸그룹은 하루가 멀다 하고 쏟아지는 막내 걸그룹들과 경쟁하며 ‘그들만의 영역’ 다지기에 한창이다.
포미닛은 그간 가요계에서 독특한 색을 우지해온 걸그룹 중 하나다. 큐브 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걸 크러시’라는 용어가 생겨난 이후 포미닛을 설명할 수 있는 색깔 하나가 더해져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포미닛의 경우 유튜브에 공개된 뮤직비디오 시청층만 해도 여성과 남성의 비율이 6대4 정도에 달하는 그룹이다. 멤버 개개인의 털털한 매력과 당당함은 물론 걸그룹 멤버들 중에서도 독보적인 ‘패셔니스타’로 꼽혀온 현아의 역할도 적지 않다.
포미닛은 지난 1일 미니 7집 ‘액트 세븐’(Act.7)을 발표했다. 타이틀곡 ‘싫어’(Hate)는 직설적인 가사에 힙합과 EDM(일렉트로닉 댄스 뮤직)을 결합한 강력한 사운드로 완성됐다. 앨범 발표 쇼케이스에서 권소현은 “걸크러시로 사랑받은 이후 다음 앨범을 고민하며 조금 더 센 이미지가 가미됐다”고 말했다. 한층 성숙하고 더 세 진 ‘걸 크러시’인 셈이다. 그러나 무작정 ‘센 언니’ 컨셉트를 밀어붙이는 것만으로는 7년차 걸그룹으로의 고민도 적지 않았다. 지속 가능한 이미지를 구축하고 나날이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멤버들은 작사와 랩메이킹 등에 참여하고, 앨범 재킷 디자인이나 사진 등의 비주얼 디렉터를 함께 맡으며 제작, 기획 역량까지 선보이고 있다. “단지 노래와 퍼포먼스만을 보여주는 걸그룹으로는 강점을 발휘할 수 없고, 요즘엔 프로듀서 역량까지 더해져야 대중의 인정을 받는다”는 것이 큐브엔터테인먼트 측의 설명이다.
또 다른 7년차 걸그룹 레인보우도 지난 15일 네 번째 미니앨범 ‘프리즘(PRISM)’을 발매, 1년 만에 가수로 컴백했다. 레인보우에겐 웃지 못할 수식어가 따라 다닌다. 고참 걸그룹으로 멤버들의 다양한 개인 활동에 얼굴과 이름이 익히 알려졌음에도 불구하고 ‘뜨는 것 빼곤 다 잘 하는 걸그룹’이라는 수사가 붙는다. 음원차트 1위, 음악방송 1위 한 번 해보지 못한 장수 걸그룹이다. 심지어 리더 김재경은 “뜨지 못하는 그룹이라는 이미지도 있지만, 캐릭터가 없는 것보단 있는게 좋다고 생각한다”고 말하기도 한다. 그러면서도 그 흔한 멤버 교체도, 불화도 없다.
레인보우에게도 그룹을 대표할 색깔의 음악을 설명할 수 없다는 것은 고민이었다. 이번 앨범은 ‘레인보우’만의 색깔을 찾아나선 앨범이다. 7년차 고참 걸그룹이 보여주는 “유쾌하고 발랄한 컨셉트”다. 실제로 레인보우 멤버들은 ‘걸그룹’으로서의 자기 색깔을 고민하고, 대중적인 인지도를 얻지 못 한 것에 대한 고민을 하면서도 밝고 건강하다. “멤버들의 건강한 멘탈이 좌절하거나 나쁜 생각을 할 수 있었음에도 잘 버틸 수 있었다”(김재경)고 한다.
멤버들이 작사, 작곡에도 직접 참여하고 “일곱가지 빛깔을 발하는 무지개처럼 기분 좋은 음악을 들려주겠다”는 의지를 담아 이번 미니앨범이 완성됐다. 7년차의 무게는 있지만 멤버들에게 좌절은 없다. 김재경은 “우리는 느리게 성장할 뿐”이라며 “앨범이 나올 때마다 한 단계씩 성장하는 것이 레인보우의 목표”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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