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트 킹 美국무부 대북인권특사 이대서 특강
많은 주민 한국 라디오 등 청취 中통해 외부소식 북으로 들어가
“북한 내 정보의 독점을 깨는데 국제사회가 공조해야 한다.”
9일 오전 이화여자대학교 학생문화관 소극장. 이곳에 로버트 킹(71) 미국 국무부 북한인권 특사가 등장하자 학생들 사이에선 가벼운 환영의 탄성이 나왔다. 지난 2009년부터 미국 국무부 대북인권 특사로 활약하고 있는 로버트 킹 특사는 미국의 대북 인권정책을 주도하고 있는 인물로, 현재 케네스 배씨 석방과 북한인권 개선을 담당하고 있다. 그의 한마디, 한마디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것이다.
로버트 킹 특사는 이날 강연을 통해 “북한 정부가 봉쇄하고 있는 외부 세계에 대한 정보의 통제가 서서히 무너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일성을 내놨다.
이화여대 국제학부 수업의 일환으로 진행된 이날 강연은 특사의 방한 일정 중 유일하게 대중과 만나는 자리다. 200여명의 대학생들이 모인 이날 행사에서 그는 ‘북한인권상황의 현주소’를 주제로 북한 인권침해의 실태를 세부적으로 설명했다.
우선 로버트 킹 특사는 “북한의 대표적인 인권침해사례는 정당한 절차없는 체포, 고문 등이며 주민들의 이동의 자유를 엄격히 제한하고 강제 노역을 시키고 있다”며 “북한 정부는 북한 주민들 삶의 거의 모든 부분을 엄격하게 통제하고 있는데도 사법부는 독립적이지 못하고 정당한 법 절차를 보장하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또 “최근 탈북자 면담에 따르면 북한 정부는 8만~12만명 가량의 주민들을 수용소에 가둬 놓고 강제 노역 등을 시키고 있다”며 “북한법에 따르면 위법인 범죄 행위를 저질렀을 경우에는 재판없이 당사자 뿐 아니라 한 가족 전체가 처벌을 받고 있다”고 북한 인권 침해의 실상을 공개했다.
특히 그는 북한의 정보 통제 부분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최근 연구에 따르면 북한 주민의 34%는 꽤 정기적으로 해외의 라디오 방송을 듣고 있으며 약 200만대의 휴대폰이 보급돼 있지만, 정부가 제공하는 정보 외에 다른 정보에 접근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했다. 또 “북한에서는 한국 라디오 방송, 중국의 한국어 라디오방송, 자유아시아방송, 미국의 소리 등을 들을 수 있는데, 북한 내에서 외국 라디오 방송을 듣을 경우 처형을 당할 수도 있지만 많은 인구가 라디오 청취를 원한다”며 “현재 많은 주민들이 외부의 소식을 듣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고 중국 등을 통해 북한 주민들이 외부의 소식을 들을 수 있기 때문에 정부의 정보 통제가 서서히 무너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로버트 킹 특사는 마지막으로 “북한이 인권 개선을 위한 노력을 하지 않을 경우 이웃국가들과의 관계 개선은 어려울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우리는 한국 정부와 협력을 통해 국제 사회와 손잡고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북한에 인권과 관련한 사항을 개선할 것을 촉구할 것”이라며 “북한 주민의 삶의 여건 개선, 이웃국가들과의 평화와 안보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했다.
강연을 들은 학생 중 하나는 “북한 인권의 참담한 실상을 알 수 있는 기회가 됐다”고 했다.
로버트 킹 특사는 지난 5일 방한해 오는 10일까지 한국에 체류하며 정부관계자와 국회 인사, 민간단체 관계자 등을 만나 북한 주민 인권 개선방안과 탈북자 문제 등을 협의할 예정이다.
서지혜 기자/
withyj2@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