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진술 고통 · 2차피해 방지차원…검찰 실시간 ‘화상조사 시스템’ 도입 급물살
성범죄 조사 과정에서 피해 아동이 피해 경험을 반복 진술해야만 하는 고통. 이 같은 2차 피해를 막기 위해 여성가족부와 법무부, 경찰은 성범죄 피해자에 대한 경찰 조사 때 검사가 화상을 통해 그 내용을 실시간으로 보며 조사에 참여해 검찰 단계 추가 조사없이 곧바로 기소가 가능한 화상조사 시스템 도입을 논의 중이다.
시스템 도입을 두고 검찰과 경찰은 ‘이의제기권’ 단서조항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1년 가까이 각 기관이 태스크포스(TF) 팀을 꾸려 논의해 온 화상조사 시스템 추진은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9일 여가부와 경찰 관계자에 따르면, 여가부는 이의제기권 단서조항에 대한 중재안을 마련했고 지난 7일 검ㆍ경에 이를 통보했으며 양 기관 모두 이를 수용하기로 합의했다.
화상조사는 지난해 6월 성범죄 피해 아동의 반복 진술로 인한 고통을 덜기 위해 도입이 추진됐다. 화상시스템이 설치되면 검사는 경찰 수사 단계에서 피해아동 조사 장면을 실시간으로 지켜볼 수 있다. 검사는 필요한 경우 경찰에 추가 질문을 요청해 가능한 조사를 한 번에 끝낸다.
여가부와 검ㆍ경이 참여하는 추진 과정에서 조사ㆍ운영지침 세부 조항을 두고 미묘한 시각차가 드러나기도 했다. 이에 일각에선 검ㆍ경이 수사권 조정 문제 등을 두고 감정 싸움을 벌이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 섞인 해석도 나왔다.
실제 지난달 26일 3차 TF 회의에서 검ㆍ경은 경찰의 이의제기권 단서조항에 이견을 보였다. 경찰은 단서조항으로 ‘정당한 이유가 있을 경우 검사의 질문권을 거부할 수 있다’는 내용을 넣자고 주장했다. 이는 검사의 잘못된 질문이 피해자를 위축시킬 우려가 있으니 질문을 거부할 수 있는 권한을 넣자는 것이었다. 하지만 검찰은 ‘현실적으로 검사가 정당한 이유없는 질문을 할 가능성이 없다’며 이를 굳이 단서조항을 만들 필요가 없다고 맞섰다.
결국 여가부 중재로 마련된 9조 3항 단서조항은 “전담 경찰관은 현장 상황 등을 고려해 검사의 질문이 조사의 장애가 된다고 판단되면 그 사유를 전담 검사에게 구두로 설명하고 전담 검사는 이를 최대한 수용해야 한다”고 규정했다.
한편 여가부와 경찰 관계자는 검ㆍ경 간 갈등설을 일축했다. 여가부 관계자는 “최초로 시행되는 프로그램 운영을 위한 세부지침을 만들기 위해 양 기관과 조율 과정을 거쳤을 뿐”이라고 했다. 경찰청 관계자 역시 “검ㆍ경 양 기관이 피해 아동 보호라는 큰 틀에 합의하고 서로 간에 협조한 부분이 많다”고 했다.
결국 마지막 쟁점이었던 ‘이의제기권’ 단서조항이 사실상 합의됨에 따라 이번주 안으로 세부지침이 모두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여가부는 양 기관이 3명씩 추천한 인물로 평가단을 위촉한 후 이르면 5월 중순께부터 화상시스템을 운영할 계획이다.
김기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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