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혜림 기자] 서울 방배경찰서는 국가기관을 사칭해 집에 현금을 보관해놓도록 한 뒤 이를 가로채는 수법으로 1억여원을 챙긴 혐의(절도 등)로 조선족 차모(21)씨를 구속하고 중학생 이모(16) 군 등 미성년자 3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차씨 등은 지난달 12일 피해자 A(68ㆍ여)씨에게 전화를 걸어 자신을 금융감독원 직원이라고 소개하며 “개인정보가 유출됐으니 대출 등을 받아 자택 에어컨과 아파트 계단 등에 보관하라”고 지시한 뒤, 이틀에 걸쳐 A씨의 집에서 현금 1억400여만원을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현금 수거책 차씨는 다른 수거책 모집에 어려움을 겪자 고액의 보수를 미끼로 대구의 한 중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인 이군 등 미성년자 3명을 범행에 가담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차씨는 이군 등에게 건당 80만~150만원을 주겠다며 현혹한 뒤 이들에게 서울ㆍ대전ㆍ대구 등 담당 지역을 정해줬다.
또 경찰에 붙잡힐 경우엔 서로 연락을 주고받았던 외국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애플리케이션을 즉시 삭제하라고 지시하는 등 사전에 치밀한 교육을 시킨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이군 등은 지난달 25일 A씨를 상대로 추가 범행을 벌일 당시 수거책으로 동원됐다가 현장에서 잠복 중인 경찰에 체포됐다.
경찰은 “최근 30분 지연인출제도가 시행되며 대포통장을 이용한 피해금 인출이 어렵게 되자 차씨 일당이 A에게 일부러 돈을 집안에 보관토록 유도한 것 같다”며, “일반적인 보이스피싱과 달리 현금을 집에 보관하라는 말에 A씨도 차씨에게 별다른 의심 없이 집 현관 비밀번호 등을 알려줬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A씨는 “집안을 조사할테니 밖에 잠시 나갔다 오라”는 차씨의 말에 현관 비밀번호를 알려준 뒤 집을 비운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경찰은 차씨 등의 진술을 토대로 총책의 행방을 쫓는 한편 “최근들어 직접 주거지를 방문해 피해금을 절취하는 수법이 늘고 있다”며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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