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배문숙 기자] 중국이 한국과 미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한반도 배치 움직임에 거세게 반발하는 가운데 ‘제2의 마늘 파동’이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중국은 지난 2000년 한국정부가 농가보호를 명문으로 중국산 냉동 및 초산 마을에 적용하는 관세율을 10배 이상으로 올리자, 한국의 주요 수출품인 휴대전화와 폴리에틸렌 수입을 전면 금지하는 보복조치를 단행한 바 있다. 이는 국제법까지 어긴 초강수였지만 한국정부는 휴대전화와 폴리에틸렌의 대 중국 수출을 포기하기 어려운 상황이었기 때문에 결국 마늘에 대한 관세율을 이전 수준으로 되돌리면서 수입제한선도 풀었다.
중국은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 대응 조치로 한미 당국이 사드의 주한미국 배치 논의에 공식 착수 한 것으로 알려진 지난 7일 깊은 우려를 표명했다. 또 이튿날 김장수 주중 한국대사를 불러 공식 항의하는 등 외교적 액션까지 동원해 사드의 한반도 배치에 반대하는 메시지를 천명하기도 했다.
실제로 중국은 과거에도 인접국가와 정치ㆍ외교ㆍ경제적 분쟁을 겪을 때 자국이 거대 수출입 시장이라는 우월적 지위를 앞세워 상대국에 경제적 보복조치를 불사한 적이 종종 있다. 이런 점에서 사드 배치가 현실화하면 한국에 대한 경제적 보복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중국은 2010년 10월 반체제 인사 류사오보(劉曉波)에게 노벨평화상을 준 노르웨이에는 연어 수입 중단을, 2012년 센카쿠(중국명 댜오위다오) 분쟁의 상대국인 일본에는 희토류 수출 중단으로 각각 경제 보복을 단행한 바 있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대(對) 중국 수출은 전체의 26%를 차지할 정도로 의존도가 높다. 지난해 발생한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로 중국인 관광객(유커)들이 한국행을 피하고 일본으로 발길을 돌리면서 한국 관광산업이 타격을 받았고, 결국 경제성장률에도 영향을 미쳤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한중 경제관계가 악화해 중국이 비관세 장벽을 높일 경우, 가뜩이나 어려움을 겪는 수출은 더 위축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신중하게 국제정세의 흐름을 지켜보고 대응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중국의 경제적 보복 가능성 등 위험요인에 대해서는 경제뿐만 아니라 외교ㆍ안보 부처를 망라하는 범정부 차원에서 다각도로 대비해야한다는 것이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중국이 외교ㆍ안보 부문의 이슈를 문제 삼아 경제적으로 대응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면서 “그러나 항상 최악의 상황을 가정해 준비는 해야한다”고 말했다.
이 위원은 이어 “사드는 북한 미사일 위협에 대한 방어체계로 논의되고 있는 만큼 경제ㆍ통상 분야의 문제로 비화하지 않도록 하는 외교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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