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정부가 남북관계 최후의 보루로 여겨졌던 개성공단 ‘폐쇄’ 카드를 꺼내들면서 한반도 주변 정세가 냉전시대로 급회귀하고 있다.
이른바 한국-미국-일본의 3국 공조와 이에 반발하는 중국-러시아 공조 구도의 재현으로 신냉전 시대의 도래라는 말마저 나온다. 신냉전 시대를 맞아 한국이 다시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 등 주변국들 사이에 낀 샌드위치 신세가 될 것인지 관심이 모아진다. 그러나 한국이 이번 만큼은 북한에 대한 국제사회와 한미일 등 주변국의 제재를 주도하는 형국이어서 신냉전 시대 한국의 위상에 대해 다양한 전망이 나온다.
한국은 지난 1월 북한 핵실험 직후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움직임에 중국이 적극 참여하도록 촉구하고, 독자적인 대북 군사 제재 조치의 일환으로 지난해 8월 남북 합의로 중단됐던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했다. 이후 한미동맹 차원에서 B-52 등 미군의 핵 투발이 가능한 전략무기가 한반도로 전개됐다. 한미는 향후에도 핵추진 항공모함, F-22랩터 등 다양한 전략 무기를 한반도에 추가 전개할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지난 7일 국제사회의 거듭된 경고에도 불구하고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감행하자, 한국 정부는 독자적인 대북 제재 조치에 이어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를 이끌어내는데 주도적 역할을 하고 있다.
한국 정부는 북한 미사일 발사에 대한 대응 차원에서 10일 최전방에 이동식 확성기를 추가 투입해 대북 확성기 방송을 확대하고, 남북관계 최후의 카드로서 천안함 폭침, 연평도 포격 당시에도 운영됐던 개성공단을 전면 가동중단하기로 했다.
또한 북한 미사일 발사 직후 한미일 3국은 공동 보조를 맞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긴급회의를 즉각 개최할 것을 요청했고, 유엔 안보리는 8일 오전 1시(현지시간 7일 오전 11시) 긴급회의를 소집해 북한의 장거리 로켓(미사일) 발사를 강력히 규탄하는 의장 성명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또한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9일 오바마 미국 대통령,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연쇄 전화 통화를 갖고 대북 제재를 위한 강력한 한미일 3각 공조를 재확인했다.
우리 정부가 독자적인 대북 제재 조치를 선제적으로 취한 뒤 한미일 3국의 대북 공조와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마저 이끌어내는 양상이다.
미국 정부는 10일(현지시간) 한국 정부의 개성공단 가동 중단에 대해 “국제사회의 입장과 일치한다” 며 지지 입장을 밝혔다. 일본 역시 개성공단 중단에 대해 “가장 강력한 조치”로 규정하고 한일 양국이 대북정책에서 보조를 맞춰 중국의 적극적 대응을 촉구하고 있다며 의미를 부여했다.
사드 배치 역시 정부가 전향적인 결정을 내려 한미간에 전격 한반도 배치가 논의 중이다.
정부는 지난해 3월만해도 사드 배치 가능성에 대해 부인하며 국내에서 자체 개발한 M-SAM(중거리지대공미사일)과 L-SAM(장거리지대공미사일) 등 자체 미사일방어망을 구축하겠다고 했지만, 올해 북한의 핵실험과 미사일 시험 발사 등이 이어지자 한반도 사드 배치 논의를 공식화했다.
사드 배치에 대해 중국과 러시아가 잇따라 반발하며 한미일-중러 신냉전 구도가 격화되고 있지만, 냉전 시대와 달리 이 사안 역시 한국이 주도하는 모양새다.
최진욱 통일연구원장은 “지금까지의 남북관계는 북이 주도권을 쥐고 흔들었지만, 이번 (개성공단 가동 중단) 조치를 통해 우리가 주도권을 행사하게 된 건 새로운 패러다임”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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