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권여당의 당사 단상은, 국회 정론관의 기자회견장<사진>은 정치인들에게는 이른바 ‘꿈의 무대’다.

그곳에 서서 무엇인가를 발표하는 것만으로도 자연히 모든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한 번에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이곳에는 일반인들이 잘 알지 못하는 하나의 ‘룰’이 있다. 당사의 단상에 오를 수 있는 자격은 당원에게만 주어진다. 국회 기자회견장의 스피커는 현역의원 등(각 정당의 부대변인 등도 가능)이 배석했을 때만 전원이 들어온다.

‘살아있는’ 권력과 끈이 맞닿아 있어야만 더 큰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이른바 ‘권력의 사슬’이다.

지난달 31일 한겨울 칼바람만큼이나 호됐던 강용석 전 의원의 정치권 복귀 신고식에는 이런 모종의 권력관계가 잘 비쳐났다.

강 전 의원은 당초 여의도 새누리당 당사에서 출마선언을 하려 했지만 당원이 아니라는 이유로 제지당했다.

결국 강 전 의원은 국회로 발걸음을 돌렸지만, 그마저도 우여곡절의 연속이었다. 그의 ‘컴백쇼’에 힘을 보태줄 만한 ‘현재권력’을 물색하기가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복당마저 불확실한 ‘배지 잃은 트러블메이커’는, 집안 싸움에 경황이 없는 여당 의원들에게 큰 관심거리가 되지 못했다.

반면 지난달 10일 새누리당에 입당한 전희경 자유경제원 사무총장, 배승희 변호사 등 6명의 보수인사들은 복잡한 권력투쟁의 틈바구니에서 ‘어부지리’를 얻은 대표적인 예다.

당시 ‘인재영입’ 압박을 받고 있던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당사에서 직접 기자회견을 열고 이들을 미디어의 중심에 노출시켰다.

상향식 공천의 마지막 걸림돌을 돌파해 야했던 ‘거물’과 정치인생의 출발선을 화려하게 장식하고 싶었던 ‘야망가’들의 기막힌 ‘콜라보레이션’이다.

이 외에도 강석훈 새누리당 의원은 지난해 12월 대학 동기인 이혜훈 전 의원 대신 친박 동료인 조윤선 전 청와대 정무수석의 국회 출마선언을 주선해 ‘친구보다 친박’이라는 농담을 자아내기도 했다.

과거 ‘원조 친박’이었지만 현재는 유승민계로 분류되는 이 전 의원의 처지, 그리고 권력의 비정함을 잘 드러내 주는 사례다.

중세시대 귀부인들의 사교계 데뷔식보다, 황제의 대관식보다도 복잡하고 어려운 ‘국회 기자회견’의 정치학이다.이슬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