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문재연 기자] ※ 그동안 한국에서는 주로 군 ‘위안부’ 피해자에 대한 구술과 구술분석을 통한 위안부 피해 연구가 활발하게 이뤄졌다. 본 기사는 기존 한국 연구보다는 일본 학자들 중심으로 오가는 위안부 문제의 접근방식과 연구현황을 중심으로 일본 특정 보수세력의 논리를 분석하고 이에 대한 반박을 시도하고자 한다.
한일 위안부 합의의 가장 큰 맹점은 위안부 문제를 ‘양자 간 문제’로 봉합했다는 데에 있다. 전시 위안부는 한국 외에도 일본, 필리핀, 대만, 네덜란드 등 여러 국가에 걸쳐 발생한 전시 여성인권 유린 문제다. 하지만 한일 양국 차원에서 해결하려다보니 ‘건설적 모호성’(Constructive Ambiguity)을 띈 외교적 용어들만 가득한 합의안을 도출하게 됐다는 것이다.
건설적 모호성은 한 사안을 둘러싸고 양국의 이해가 극심하게 다를 때, 용어나 표현에 해석의 여지를 남기는 것을 의미한다. 예컨대, 한일 위안부 합의에서의 ‘책임’을 한국은 ‘법적 책임’으로, 일본은 ‘도의적 책임’으로 인지할 수 있도록 설정한 것이 건설적 모호성, 또는 모호성이라고 할 수 있겠다. 조희용 국립외교원 일본연구센터 소장은 지난달 헤럴드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전시 여성인권 유린 문제를 한일 양자간 외교차원에서 해결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외교채널이 채우지 못한 공백은 민간과 국제규범 영역에서 메꿀 수 있다. ‘전시 여성 인권 문제’라는 프레임 하에 위안부에 대한 연구가 가능하다. 위안부 동원은 한국뿐만 아니라 대만, 필리핀, 네덜란드, 인도네시아 등에서도 이뤄졌기 때문에 여러 국가의 협력과 다양한 네트워크 채널을 통해 일본군 위안부 제도의 강제성을 확인할 수 있다. 한국에 의한 ‘위안부 실태조사’는 한국이 ‘최종적이고 불가역적인’ 합의를 깼다는 인상을 줄 수 있지만, 해외 인권단체, 인권기관 등과 협력하면 전시여성인권 연구에 대한 정당성을 강화할 수 있다.
일본이 위안부를 강제로 연행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는 또 다른 배경에는 “전시 미국, 독일 등에 의한 위안부가 운영됐으며, 일본만의 문제가 아니었다”는 인식이 있다. 일본은 미군에 의한 신탁통치 기간에 위안소를 설치하고 일본인 ‘위안부’(명칭 동일)를 모집했다. 일본 정부에도 RAA(특수위안시설협회)라는 기관이 있었고, 일본인 위안부를 동원했다. 이들 중에는 매춘부도 있었지만 일반인도 있었다. 강제적으로 끌려간 사람도 존재했다. 일본 보수세력은 이를 이유로 “일본도 ‘피해자’의 경험이 있지만 전시 어디에서든 있었던 문제였으며, ‘필요악’이었음을 인정하는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하지만 “전시 중에는 어디서나 여성문제와 약탈이 발생한다”는 논리는 곤란하다. 이는 일본에게 면죄부를 주는 꼴이 돼버리고 만다.
전문가들은 위안부 문제에 대한 논의는 한일 외교차원에서는 합의문 이행을, 민간 및 국제사회 차원에서는 ‘전시 여성인권 실태와 문제 해결’을 목적으로 대화를 끊임없이 시도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전시 중 성노예 문제는 반복되지 말아야 할 심각한 범죄이며, 이를 위해 가해 국가들의 분명한 책임규명과 보상이 필요하다” 식의 접근이 필요하다는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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