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슈섹션] ‘1200㎞ 아니라, 600㎞까지만 들여다 본다니까.’
동아시아 패권을 다투는 형국인 미국과 중국의 신경전이 치열하다. 결국 한반도를 무대로 미사일 대 미사일로 서로를 위협하는 흉한 모습이 연출될지 모른다.
미국의 한반도 내 ‘고고도미사일 방어체계(THAADㆍ사드) 체계 도입 추진으로 위협을 느낀 중국이 장거리 지대공 미사일 S-400의 전진 배치로 맞불을 놓을 경우를 가정한 것이다. 탐지 거리가 1200㎞에 달하는 사드의 핵심장비인 X-밴드 레이더는 중국의 주요 거점을 손바닥 보듯 들여다 볼 수 있다. 이를 쉽게 용인할 리가 없는 중국이 지난 해 실전배치한 탐지 거리 700㎞의 러시아제 S-400을 북한과 접경지역까지 전진시켜 맞불을 놓는 상황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29일 미국 정부는 주한미군에 사드를 배치하더라도 탐지거리 600여㎞의 종말단계 요격용레이더(TBR) 모드로 운용하는 방안에 대해 우리 측에 비공식적인 의사타진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중국 측 반발을 완화하거나 상황을 지켜보려는 ‘간보기’라는 관측이 제법 설득력을 얻고 있다.
사드 체계의 핵심장비인 AN/TPY-2 고성능 X-밴드 레이더는 탐지거리 1200㎞의 전방전개 요격용 레이더(FBR)와 탐지거리 600여㎞의 TBR 2가지 모드로 운용된다.
탄도미사일의 발사와 상승 경로를 추적할 때는 FBR 모드가 필요하고, 하강 경로에서는 TBR 모드를 운영한다. 그러나 FBR에서 TBR로 조정하려면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남한에 배치된 사드의 용도가 중국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겨냥한 게 아니라 북한의 미사일이 하강하는 ‘종말단계’의 탄도미사일을 요격하기 위한 목적이란 점에서도 TBR로 운용될 공산이 큰 것으로 보인다.
FBR을 굳이 쓴다해도 사드의 최대 사거리는 200㎞ 선이고, 요격 고도는 150㎞ 정도에 달한다. 중국이 미국을 향해 발사하는 ICBM(고도 1000㎞ 이상)을 요격하기는 매우 어렵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사드가 주한미군에 배치되면 결과적으로 한국이 MD 체계에 사실상 편입되기 때문에 중국이나 러시아의 반발을 살 여지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yjc@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