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 환경 미화원 채용 과정에서 남녀의 신체적 차이를 고려하지 않고 동일한 체력시험 평가기준을 적용한 것은 성차별이라는 국가인권위원회의 판단이 나왔다.
국가인권위원회는 환경미화원을 채용하면서 업무내용과 남녀의 생물학적 차이를 고려하지 않고 동일한 체력시험 평가기준을 적용한 지자체에 환경미화원 채용시험 제도를 개선하도록 권고했다.
A시는 지난해 환경미화원 채용시험에서 윗몸일으키기(제한시간 1분), 철봉 잡고 오래 매달리기(제한시간 2분), 모래주머니(10kg) 메고 50m달리기 등 3가지 종목을 평가했다. 이 시험에 지원한 여성지원자 9명은 2차 전형인 서류 및 체력시험을 합산한 커트라인을 통과하지 못하고 전원 탈락했다. 그러자 여성 지원자 중 김 모 씨 등 5명은 이같은 결과가 차별이라며 지난해 6월 인권위에 진정을 냈다.
이에 대해 A 시는 “남녀가 동일한 조건에서 체력시험을 실시하는 것이 공개경쟁의 원칙에 충실하고, 체력시험 조건을 다르게 할 경우에는 응시자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남성들에게 역차별이 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덧붙여 현행 체력시험이 도로변 청소업무를 할 수 있는 기본적 체력을 검증하는 수준인데다 지난 2014년 동일한 체력시험에서 최종 1명의 여성이 합격한 바 있고 2015년 체력시험에서는 여성응시자 2명의 체력시험 점수가 전체 남녀 응시자의 평균점수보다 높은 사례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실제 이 지자체에서 일하는 환경미화원들은 일하는 환경이 바뀌어 체력이 일하는데 핵심적인 요건이 아니라고 증언했다.미화원 김 모씨는 “환경미화원 업무는 보고 걷는데 문제만 없으면 누구나 할 수 있다”며 “업무와 직접 연관성이 크지 않은 체력시험을 강화할 것이 아니라서류전형과 기본체력 테스트 정도로 운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답했다.
또다른 미화원 정 모 씨는“외환위기 이후 봉투 수거 등의 업무는 대형업체로 용역을 주고, 현재 시에서 직접 고용한 환경미화원은 가로변 주변을 청소하는 것이 주된 업무”라며 “배정구역에서 전단지, 낙엽, 종이컵, 담배꽁초 등의 생활쓰레기를 종량제 봉투에 담아서 규격봉투를 버리는 곳이나 큰 나무아래 등에 놓으면 돼 여성이 충분히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인권위는 “A 시의 체력시험 종목과 평가기준은 남녀 동일하게 적용돼 일견 중립적인 기준으로 보여질 수도 있으나, 남녀의 생물학적 체력수준 차이를 감안한 측정방법인지 검증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특히 2015년 여성 응시자의 평균점수(25점)가 전체 평균(31.8점)에 훨씬 미치지 못하고, 최근 3년간 전체 서류전형 평균점수는 동일하거나 차이가 거의 없지만 체력시험 평균점수는 여성이 남성에 비해 현저히 낮아 남녀에게 동일한 평가기준을 적용하는 것은 합리적인 이유가 없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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