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원승일 기자] 청년들에게 올 겨울은 유난히 더 춥다. 매서운 한파에 고용 한파까지 불어 닥쳐 체감 온도는 연일 영하권을 맴돌고 있다. 지난해 청년 실업률은 역대 최고 수준인 9.2%를 기록했다. 1999년 통계 기준이 변경된 이후 가장 높은 청년 실업률이다. 청년 실업 해소를 위해 손잡았던 노동계와 경영계, 정부는 어렵게 이뤄낸 노사정 대타협을 다시 원점으로 돌렸다. 일반해고 지침과 취업규칙 지침 등 2대 지침을 두고 정부와 노동계는 극단의 대결 구도로 치닫고 있다. 두 가지 지침 모두 당장 일자리 없는 청년들과는 무관한 일이다. 지침도 일단 취업을 해서 근로자 신분이 돼야 논할 수 있다.
이런 우리나라와 달리 독일은 청년 고용시장에 훈풍이 불고 있다. 청년실업률만 봐도 2013년 기준 7.3%로 웬만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선진국 보다 낮은 편이다. OECD가 밝힌 2013년 기준 청년실업률을 보면 미국 12.3%, 프랑스 18.4%, 이탈리아 29.6%, 스페인 42.4% 등이다. 이처럼 독일의 청년 고용사정이 나은 데는 체계적인 직업훈련 시스템이 한 몫한다.
최근 한국은행이 펴낸 보고서 ‘주요국과 우리나라의 청년층 고용상황 평가 및 시사점’을 보면 독일의 직업훈련 시스템은 프로그램 설계에서부터 실행까지 기업, 상공회의소, 노동자단체 등 각계각층이 참여해 학생의 능력과 적성에 맞는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특히 학교와 기업체 현장을 오가며 직업교육을 실시하는 일학습병행제가 청년 고용 개선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독일의 주요 기업들은 고숙련 훈련과정을 거친 청년들을 대상으로 채용여부를 결정해 채용에 따른 불확실성과 비용을 줄이고, 이직률도 낮추는 효과를 거두고 있다. 실제 독일은 이 같은 직업훈련 시스템을 거친 학생을 기업이 바로 채용하는 비율이 60%에 달한다.
반면 프랑스는 정규직ㆍ비정규직 간, 대기업ㆍ중소기업 간 격차가 큰 청년층 노동시장의 이중구조가 청년 고용의 발목을 잡고 있다. 이탈리아도 대학 정원이 확대되면서 고학력자를 중심으로 일자리 미스매치(불일치)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고질적인 일자리 이중구조에 취업이 안 돼 대학 졸업을 미루거나 공무원 시험 등을 준비하는 청년이 급증하고 있는 우리나라와 닮은꼴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청년실업률과 일자리 미스매치를 해결하려면 일학습병행제 등 체계적 직업훈련 시스템 구축이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오상봉 한국노동연구원 노동정책분석실장은 “채용 시 해당 분야 직무 경험이 있는 청년을 선호하는 기업 수요를 볼 때 일학습병행제는 청년 고용을 늘릴 수 있는 방안”이라며 “중소기업들도 이 같은 직업훈련 체계를 갖출 수 있도록 지원하는 등 학생과 기업의 참여도를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