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대우 기자] 지난해 세계 의학계의 이슈중 하나는 중국의 노벨상 수상이었다. 중의과학원 소속 투유유 여사가 개똥쑥(한약재명:청호)에서 말라리아치료제를 개발, 노벨생리의학상을 탔다.

이를 계기로 중국은 ‘중의학의 성과이자 승리’라며 환호하면서 중의학을 육성ㆍ발전시키기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렇다면한국은 어떨까? 한의사가 있고 정부도 3차 한의약육성발전계획을 추진중이지만 별다른 성과는 없다. 양방과 갈등이 심화되면서 한의학은 오히려 정책순위에서 밀려 ‘천덕꾸러기’ 신세로 전락한지 오래다.

28일 보건복지부와 의료계에 따르면 정부는 한의약의료서비스 선진화, 한약품질관리체계 강화, 한의약 연구개발핵심기술 확보, 한의약산업 글로벌화 등 4개부분에 5년 동안 1조 99억원을 투자하는 2차 한의약육성발전계획(2011~2015년)을 짰지만 실제투자는 5732억원에 그쳤다. 한의학 육성계획을 세웠지만 제대로 실행하지 않은 것이다.

복지부는 한방치료를 사실상 방치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한약의약품에 대한 전체 급여등재품목수는 1987년 56개 이후 28년간 한 건도 늘지 않았다. 이 때문에 한의사들은 더좋은 효능의 한약제제가 나오더라도 환자의 부담을 우려해 처방을 하지 못한다. 양약의 경우 최근 3년간 1000여개가 등재되는 등 2015년 1월 현재 급여등재 양약 수는 1만7115건에 이른다.

더구나 현재 등재돼 있는 56개의 한약처방은 특정 분야에 치우쳐 실제 처방 품목은 10개 미만이다. 사실상 환자들이 한의원에서 건강보험을 적용받기 어려운 실정이다. 복지부에서 급여 한약제제 수를 늘려줘야 제약사가 급여등재를 신청하고 심평원에서 허가를 내줄 수 있다. 하지만 지난 28년간 복지부는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지난 2013년 심평원이 단미엑스산 등에 대한 한약제제 급여등재 신청을 받았지만, 복합적인 절차에 막혀 어느 제약사도 신청하지 못했다. 정부의 한의학 육성의지가 없는 것이다.

또 한의학은 양방 의사들이 한의사의 현대의료기기 사용에 제동을 걸면서 소모적인 갈등으로 에너지를 소진하고 있다. 한의학정책연구원이 리서치기관에 의뢰해 실시한 국민조사결과, 한의사가 기본적인 현대의료기기를 사용하는 것에 대해 국민의 88.2%가 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의사가 X-Ray와 초음파, 혈액검사 등과 같은 기본적인 현대의료기기를 활용하는 것은 한의학의 과학화와 근거중심 의학으로 발전을 위한 일이자 보다 정확한 진료와 국민불편 해소를 위한 것이라는 인식이 많은 것이다.

전문가들은 “세계 전통의약시장 규모가 2050년 6000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중국정부가 중의약의 세계화를 위해 예산을 집중투입하고 있음을 감안할 때 우리도 범정부 차원에서 한의약의 과학화, 산업화, 세계화에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한약제제의 보험급여를 확대하고. 현대과학기술 발달의 결과물을 한의약 분야에 응용ㆍ개발하는 것이 절실하며, 절대적으로 부족한 한의약 연구개발예산과 인프라를 확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dewkim@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