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몰래카메라를 49차례나 촬영한 남성에게 대법원이 벌금 1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무죄 취지로 사건을 서울북부지법에 돌려보냈다.

25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이상훈 대법관)는 성폭력범죄처벌법상 카메라 등 이용촬영 혐의로 기소된 20대 남성 A씨에게 무죄 판단을 내렸다.

A씨는 애초 2013년 11월부터 이듬해 5월까지 49건의 몰카를 찍은 혐의로 기소됐다. 그러나 지하철 전동차 안에서 스키니진을 입거나 스타킹을 신은 여자의 다리 부분을 촬영한 48건은 1·2심 모두 무죄 판결이 났다. 노출이 거의 없고 근접촬영 등으로 특정한 부위를 부각시킨 사진도 아니었기 때문이다.

다만 피해자인 20대 여성 B씨가 신고한 한 장의 사진은 1심 무죄, 2심 유죄 판결을 받아 대법원까지 갔다.

가슴을 중심으로 상반신이 촬영됐는데 B씨 얼굴은 나오지 않았다. 회색 티셔츠에 레깅스를 입고 있어 외부로 노출된 부위는 없었다. 이를 두고 2심은 유죄 판결을 내렸다. B씨가 수치심을 느낀다고 증언했기 때문.

대법원은 피해자 주관보다는 사진의 객관적 특성에 중점을 둬 무죄로 판단했다. 가슴 부위를 강조하거나 윤곽선이 드러나지는 않았고 시야에 통상적으로 들어오는 부분을 그대로 촬영했을 뿐 특별한 각도나 방법으로 찍은 사진도 아니라는 것이다.

대법원은 “유씨 행동이 부적절하고 불안감과 불쾌감을 유발한 것은 분명하다”면서도 “촬영된 신체 부위가 피해자와 같은 성별, 연령대의 일반적이고 평균적인 사람들 관점에서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신체’에 해당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여성 혐오 반대를 주창하는 온라인 커뮤니티 메갈리아에서는 이 기사를 저격하기도 했다.

다른 많은 네티즌의 원성 역시 자자하다. 한 네티즌은 “여성의 신체를 무단으로 촬영한 게 무죄라면 몰래카메라가 합법인가요?”라는 논지의 주장을 펴 많은 네티즌의 공감을 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