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배문숙 기자]기업활력제고법(원샷법) 처리에 여야가 원칙적으로 합의하면서 산업 구조조정이 가시권에 들어섰다.특히 대출과 보증으로 연명하는 이른바 ‘좀비기업’ 구조조정 작업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 법은 인수ㆍ합병(M&A) 등 기업의 사업 재편과 구조조정 촉진을 위해 관련 절차와 규제를 하나로 묶어 처리하는 것이 핵심이다.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 규제 유예 기간을 현행 1~2년에서 3년으로 연장하고, 지주회사가 보유하는 종손회사 지분율을 기존 10%에서 50%로 조정하는 등 지주회사 규제 완화 내용을 담고 있다.

원샷법, 왜 필요한가=지난해 한국은행의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한계기업은 ▷2010년 2780개(9.3%)▷2011년 2859개(13.0%) ▷2012년 2923개(13.1%) ▷2013년 3148개(14.0%) ▷ 2014년 3295개(14.8%) 등으로 해마다 증하고 있다. 업종별로는 조선, 운수, 철강, 기계 산업군에서 한계기업이 급증했다.

특히 철강ㆍ조선업 구조조정은 시급한 상황이다. 포스코는 비핵심 자산을 매각하고 계열사도 줄이고 있다. 2013년 70개였던 국내 계열사 수는 46개(2015년 10월말 기준)로 줄었다. 동국제강은 본사 사옥인 ‘페럼타워’를 판데 이어 지난해 8월 가동을 중단한 포항 제2후판공장의 매각도 추진 중 이다. 국내 조선업 ‘빅 3’인 현대중공업ㆍ삼성중공업ㆍ대우조선해양은 핵심자산 매각에 이어 감원에도 나서고 있다.

1997년 IMF 위기처럼 대기업 과잉투자가 적기에 해소되지 못하고 부실이 국가 전체로 확산되면 막대한 사회적 비용이 발생한다. 또 주력산업은 대ㆍ중소기업 협력관계가 강해 대기업 부실화는 곧바로 중소ㆍ중견기업 실적 악화로 연결된다.

그러나 현행 상법은 미국, 독일 등 선진국에 비해 절차와 요건이 까다로워 신속한 사업개편을 촉진하는데 미흡한 실정이다. 이에 따라 공급과잉 업종 기업만을 대상으로 사업 재편 간소화와 세제 특례를 최대 5년간 한시적으로 부여하는 원샷법은 산업계가 지속적으로 요구하는 상황이다.

오정근 건국대 특임교수는 “특히 미국 금리 인상으로 한계기업의 부담도 커지는 상황에서 기업 구조조정은 시급히 진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업 체질개선 효과, 韓 경쟁력 ‘UP’=원샷법 통과는 고전을 면치 못하는 철강ㆍ석유화학ㆍ조선 등 제조업의 체질 개선은 물론 건설ㆍ유통ㆍ금융업 등 내수 산업의 경쟁력 강화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중소ㆍ중견기업 간의 합병이나 대기업의 비핵심 사업부 인수 등도 활발하게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로써 중소ㆍ중견기업이 대형화ㆍ전문화될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 포항ㆍ광양의 철강, 여수ㆍ울산의 석유화학 등 지역 산업의 체질이 강해져서 지역경제의 활성화도 기대된다.

산업부는 “일본의 경우, 산업활력법 등 사업개편 지원제도를 통해 여러 성과를 거뒀다”면서 “2003년부터 2013년까지 관련 제도를 통해 승인된 기업 488개사 중 성과보고서를 제출한 212개사의 유형자산회전율, 자기자본이익률 등 생산성 지표가 크게 향상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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