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전권 선대위 이양 의사 밝혀 호남 여론 보듬기 카드로 천정배 절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9일 총선 전권을 선거대책위원회에 이양하고 대표직에서 사퇴하겠다는 의사를 천명하면서 야당의 지형에 변화를 주고 있다. 당장 천정배 국민회의 창당준비위원장이 야권통합의 핵심 키로 급부상했다는 평가다. 천 위원장은 호남에서의 공고한 지지와 교섭단체 구성을 필요로 하는 무소속 안철수 의원의 국민의당(가칭)과 야권통합의 단초를 마련하고자 하는 더민주의 구애를 양쪽에서 받고 있어서다.
더민주는 야권통합이라는 정치적 명분을 획득하고 호남에서 악화된 여론을 보듬기 위해서라도 천 위원장의 합류가 절실해 보인다.
문 대표는 지난 14일 김종인 선거대책위원장을 위촉하는 자리에서 “야권 통합의 단초가 마련되면 대표직을 내려놓겠다”며 천 위원장과의 통합 가능성을 언급했고 그동안 통합을 위해 물밑 접촉을 계속 시도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도 역시 문 대표는 “천정배 의원이 이끄는 국민회의와 정의당과는 비공식인 협의를 이어왔습니다만 결실을 맺지 못했다”며 “공개적이고 공식적인 논의로 전환할 것을 제안한다”고 거듭 러브콜을 보냈다. 더민주가 지금껏 진행해온 김인종 위원장의 영입과 대표직 사퇴 카드가 탈당하려는 의원들의 명분을 제거하는 절차였다면 이제 총선ㆍ대선의 승리를 위한 마지막 퍼즐 한 조각은 천 의원의 합류라고 할 수 있다는 게 정치권의 분석이다.
반면 더민주의 탈당기류가 한풀 꺾이면서 국민의당의 교섭단체 구성에는 빨간불이 켜졌다. 이개호, 박혜자, 이윤석, 김영록 의원 등 탈당 후 국민의당으로 합류할 것으로 알려진 의원들이 주춤하기 시작했다. 이윤석 의원은 “호남 민심이 바뀌었다”며 사실상 잔류를 선언했고, 박혜자 의원측 또한 “탈당하라고 압력을 넣던 사람들이 오히려 말리고 있다”고 분위기를 귀띔했다.
지역민심의 추이를 지켜보는 나머지 의원들도 측근들의 만류에 고심하고 있다. 현재까지 국민의당에 합류한 현역의원은 14명으로, 이들이 합류하지 않으면 교섭단체 구성은 사실상 어려워진다. 의원 한 명이 아쉬운 국민의당 입장에서 천 의원의 합류는 한 명 그 이상의 역할을 한다. 천 의원의 합류는 최근 한상진 공동창당준비위원장의 ‘이승만 전 대통령의 국부’ 발언 논란으로 흔들리는 호남 민심을 추스를 수 있는 대안이 될 수 있다는 게 중론이다.
이러한 야권의 기류와 관련 천 위원장은 신중한 입장을 피력하면서도 더민주에 대한 관심을 드러냈다. 그는 SBS 라디오에 출연, ‘더민주가 기득권을 청산할 분위기가 보장된다면 결심도 가능하냐’는 물음에 “쉬운 답은 아니지만 고려해볼 수 있다”고 답했다. 천 위원장 측 또한 “야권 개편을 논하는 더민주를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천 위원장은 또 문 대표의 김종인 선거대책위원장 영입에 대해선 ‘좀 더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그는 김 위원장이 당내 패권주의 청산 의지를 보인 것과 관련해 “과연 그 말씀대로 하실 수 있을지 봐야 한다”며 “실천할 수 있는 그런 분위기와 조건이 되는지조차도 잘 지켜봐야겠다”고 했다. 그는 야권 연대에 대해서 “‘가치와 비전 중심의 연대ㆍ반 패권 연대ㆍ승리와 희망의 연대’라는 3원칙을 얘기한 바 있다”며 “어떤 길이 개혁적 가치에 비전을 분명히 하는 길인지 조금 더 신중한 생각을 하겠다”고 했다.
장필수 기자/
test10257@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