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원호연기자] 보이스피싱이 진화하고 있다. 이전에는 전화상으로 피해자를 속인 뒤 계좌로 돈을 입금하게 하던 수법이에서 피해자를 직접 만나 돈을 가로채거나, 집안에 보관된 현금을 훔쳐가는 방식으로 변화하고 있다.

19일 경찰청에 따르면 이같은 ‘대면편취형’과 ‘절도형’ 보이스피싱 피해가 지난해 하반기부터 급증한데다 올해도 같은 수법의 전화금융사기가 기승을 부릴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경기 용인에서는 전형적인 ‘대면편취형’과 ‘절도형‘ 보이스 피싱 사건이 벌어졌다. 보이스피싱 조직 자금전달책 A(39)씨 등 3명은 지난해 10월 30일부터 이달 10일까지 “검찰 수사관인데 (당신이)대포통장 명의 도용사건에 연루됐다“면서 ”금융감독원 직원이 오면 돈을 전달하라”는 말로 30대 여성 등 18명을 속이고 만나5억8000여만원을 받아 챙겼다. 이들은 가짜 검찰청 사이트를 만들어 놓은 것은 물론 금융감독원 직원 사원증과 문서까지 위조해 범행에 사용했다.

한편 B(29ㆍ중국 국적)씨 등 3명은 지난해 10월6일부터 이달 10일까지 용인 지역에서 “개인정보가 유출되고 있으니 돈을 찾아 집안 식탁 위에 올려 놓으라”며 D(65)씨 등 3명을 속여 6200여만원을 가로챘다. 이들은 금융기관 관계자를 만날 것을 권유해 피해자들을 외출하도록 한 뒤 집안으로 침입해 돈을 훔쳐 달아나는 수법을 썼다.

경찰청 자료에 따르면 대면편취형은 지난해 상반기 23건이었지만 하반기에 147건으로 6배 이상 급증했고, 절도형도 상반기 32건에서 하반기 94건으로 3배 가까이 늘었다. 경찰 관계자는 “대포통장 확보가 어려워진데다, 금융권에서 100만원 이상 이체를 하면 30분간 인출이 지연되도록 하는 지연인출제를 도입해 대면편취형과 절도형으로 수법이 진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대면편취형과 절도형 보이스피싱의 경우 피해액이 수천만원 이상이어서 더욱 심각하다.

다만, 지난해 발생한 보이스피싱 범죄 사례를 분석한 결과 전체적으로는 전통적인 ‘계좌이체형’이 72%로 여전히 가장 많았다.

피해자 연령별로는 20대 32.1%, 30대 24.5%, 40대 14.9%, 50대 12.5%, 60대 8.8%, 70대 7.1% 등으로 나이가 어릴수록 오히려 많이 당한 것으로 집계됐다. 경찰은 사회 경험이 적고 인터넷 뱅킹에 익숙한 젊은 층에 범행이 집중됐다고 분석했다. 피해자 성별로는 여성이 70.1%, 남성이 29.9%이어서 여성이 주 타겟이 됐다.

경찰은 지난해 보이스피싱 수사 강화로 1만 1534건에 1만 6180명 구속 1천733명)을 검거했다고 밝혔다. 이는 2014년에 비해 검거 인원은 160%, 구속인원은 441% 증가한 것이다. 피해 건수는 지난해 3월 1002건에서 12월 291건으로 줄었다.

특히 조직적으로 역할을 분담해 보이스피싱을 벌인 경우 조직폭력 범죄로 간주해 처벌한다는 방침에 따라 4건에 76명을 범죄단체 가입 및 활동죄를 적용해 붙잡았다. 중국과 동남아 국가와의 공조 수사도 확대돼 5개국에서 16건에 96명을 검거하고 58명을 강제송환돼 전원 구속됐다.

경찰은 올해도 국제공조수사 강화와 전략적 홍보 강화, 금융·통신제도개선 지방청 지능수사대 중심의 강력한 단속 전개 등으로 보이스피싱 근절에 힘을 쏟을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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