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원승일 기자] 노사정위원회가 출범한 지 18년 만에 최대 위기를 맞았다. 한국노총은 19일 노사정 대타협 파기 및 탈퇴 여부를 최종 결정한다. 정부가 파견근로법을 포함한 노동 4대 입법, 일반해고 등의 2대 지침 등을 기존 입장대로 추진하면서 노정 갈등은 극에 달해 노동계의 합의 파기는 기정사실화 되는 분위기다.

노사정 합의 파기는 노사정 대타협 이전으로 회귀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의 와중에 출범해 우여곡절을 겪으면서도 각종 개혁과 관련한 사회적 합의의 기본 틀로 자리잡아왔던 노사정이 이제 존폐의 기로에 선 셈이다.

노사정위원회는 1998년 1월 5일 출범했다. 1997년 말 외환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노사정이 대타협을 이루고자 설치한 사회적 대화기구다. 노사정은 IMF 사태에 따른 기업 구조조정을 위해 1998년 정리해고제와 근로자 파견 등에 전격 합의한다. 비록 외부로부터의 강압에 따른 합의였지만, 위기 극복을 위해 노사정이 처음 이뤄낸 사회적 대타협이었다.

이어 파란을 겪기도했지만 지난해 9월에는 노동시장 구조개혁을 위한 ‘9·15 노사정 대타협’이 이뤄졌다. 청년 일자리 창출, 정규직-비정규직, 대기업-중소기업 간 격차 해소를 위해 노사정이 다시 한 번 손을 잡은 것이다. 그러나 비정규직 사용기간 연장, 파견 허용업종 확대 등의 비정규직법과 일반해고, 취업규칙 변경요건 완화 등의 2대 지침을 둘러싸고 노사정이 갈등을 빚어왔다.

사실 이 같은 노사정위 결렬 위기는 처음이 아니다. 한노총은 1998년 7월 정부의 일방적인 금융ㆍ공공부문 구조조정 등에 반대하며 처음으로 논의 불참을 결정한다. 2005년 7월에는 한노총 소속 근로자 사망 사건을 계기로 노사정위를 탈퇴했다. 정부의 2대 지침에 반발해 대화 결렬을 선언한 지난해 4월까지 총 9차례에 걸쳐 노사정위 탈퇴나 논의 중단을 되풀이했다. 당시에는 다시 복귀를 했지만 지금 상황이 다르다. 올해 4월 총선 등과 맞물려 이번에 논의가 중단되면 노동개혁은 요원해질 수밖에 없다.

박지순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이번에 노사정 대타협이 무산되면 노동개혁은 기약할 수 없게 된다”며 “정부와 노동계가 우여곡절 끝에 이뤄낸 대타협의 정신을 돌아보고, 조금씩 양보해 접점을 찾으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