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기수입 권한등 문제제기 법원, 경찰서장측 항소 기각

경찰 내부 부당관행을 고발한 직원에게 징계를 내린 경찰서장이 법원으로부터 1, 2심 연달아 “징계를 취소하라”는 판결을 받았다.

서울고등법원 행정8부(부장 장석조)는 1심 판결에 불복하고 항소한 경찰서장 측의 청구를 기각하고 원고 승소판결을 내렸다고 18일 밝혔다.

2011년 서울지방경찰청에 근무하던 A경위는 군사용 총기를 불법 수입한 업자들을 수사하던 중 서울지방경찰청장이 권한을 넘어 영화소품용 권총과 소총, 기관총 등을 수입허가해주고 있는 관행을 적발했다.

현행법에 따르면 총기 수입허가권은 경찰청장에게 있다. 하지만 2009년 경찰청은 허가권을 지방경찰청장에게 위임한다는 내용의 공문을 하달하고 그 권한을 지방청장에게 맡겨왔다.

이에 대해 A경위는 “법에 어긋난다”며 문제를 제기했다가 결국 수사업무에서 배제되고 지구대로 발령받았다.

2014년 4월 A경위는 3년전 자신이 확인한 부당관행을 경찰청 인터넷 내부망 게시판에 고발했다. 해당 글엔 ‘지휘부가 영화진흥위의 로비에 넘어가 법규를 어겼다’, ‘불의 앞에서 진급과 자리 때문에 엄청난 진실을 외면했던 부끄러운 수뇌부…’ 등의 내용이 담겨 있었다. 소속 경찰서는 조직기강을 문란하게 하고 내부결속을 저해했다며 A경위에게 감봉 1월의 징계를 내렸다.

하지만 1, 2심 재판부는 모두 A경위의 손을 들어줬다. 1심 재판부는 “A경위의 글은 다소 과장됐지만 법에 어긋난 방식으로 총기 수입허가권을 위임한 경찰 내부 관행을 지적한 것”이라며 “총기 수입허가처럼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직결되는 문제라면 의견 표명이 더욱 자유로워야 한다”고 판시했다.

경찰 측은 2심 재판 과정에서 “A경위가 구체적인 사실확인 없이 전 지휘부가 로비에 넘어갔다고 글을 쓴 점도 징계사유”라며 새로운 주장을 내세웠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A경위가 총기 불법수입 사건을 조사하면서 피의자들로부터 들은 진술을 바탕으로 글을 작성한 사실이 인정된다”며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김현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