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영국 여왕이 교황에게 위스키를 선물한 까닭은?’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이 3일(현지시간) 바티칸을 방문해 프란치스코 교황을 접견한 자리에서 증정한 선물이 화제다.
여왕은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영지에서 난 꿀과 위스키, 사과주, 사과주스, 계란, 빵 등이 담긴 소풍 바구니를 선물로 전했다.
교황은 여왕의 남편 필립 공(92)이 선물 바구니에서 위스키병을 들어 보였을 때 깜짝 놀라는 모습을 보였다고 이탈리아 현지언론이 보도했다.
이에 여왕은 "꿀은 버킹엄 궁전에서 딴 것이고 위스키는 스코틀랜드 발모랄 성에서 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자 이에 대한 답례로 프란치스코 교황은 여왕에게 증손자인 조지 왕자를 위한 선물을 증정했다.
교황이 등극 후 세습 군주로는 처음 만난 엘리자베스 2세 여왕에게 건넨 조지 왕자의 선물은 십자가가 달린 푸른색 구슬(Orb)이다.
이 구슬은 고대 로마인이 우주를 형상화해 왕권을 상징한 것으로, 나중에 기독교도들이 기독교 세계를 의미하도록 위에 십자가를 붙였다.
여왕은 조지 왕자가 “좀 더 자라면 신나할 것”이라고 감사를 표했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이날 남편인 필립 공과 함께 이탈리아 로마를 방문했으며 프란치스코 교황과의 만남은 비공식 접견이어서 거창한 의전 없이 최소한의 절차만으로 진행됐다고 영국 BBC와 이탈리아 언론들이 보도했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과 프란치스코 교황은 현재 프란치스코 교황이 거처로 사용하는 바티칸 게스트 하우스와 인접한 바오로 6세 알현실에서 함께 차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눴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여왕으로 즉위한 후 바티칸을 방문한 것은 이번이 네번째이다. 지난 1961년 교황 요한 23세을 만났고, 1980년과 2000년에는 요한 바오로2세를 접견했다. 반대로 1982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 2010년 전임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각각 영국을 방문했을 때 영국에서도 만난 바 있다. 여왕으로 즉위하기 1년 전인 지난 1951년에는 교황 비오 12세도 만났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와 교황 요한 23세는 오는 27일 바티칸에서 시성식을 갖고 성인 반열에 오를 예정이다.
영국 성공회 수장인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현재 저스틴 웰비 캔터베리 대주교와 프란치스코 교황의 관계가 좋지만, 성공회와 로마 가톨릭 교회 간의 상호 이해를증진시키는 조치를 적극적으로 지지해왔다고 BBC는 전했다.
BBC는 아르헨티나 출신인 프란치스코 교황이 현재 영국이 지배하는 포클랜드 섬을 과거 한때 ‘우리 것’이라고 언급한 적도 있지만 엘리자베스 2세 여왕과의 대화 소재로는 오르지 않았을 것으로 전망했다. 공교롭게 3일은 포클랜드 전쟁이 발발한 지 32주년이 되는 날이다.
나이젤 베이커 교황청 주재 영국 대사는 “바티칸은 지난주 고위급 회의에서도 오랫동안 유지해왔던 중립 입장을 유지할 것임을 분명히 밝혔다”고 말했다.
한편, 엘리자베스 2세 여왕과 필립 공이 외국 여행을 한 것은 지난 2011년 호주방문이 마지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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