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근무 중 얻은 정보로 주식투자한 직원 해임 법원 “이미 대중에 공개된 정보”… 징계시효도 지나
[헤럴드경제=김현일 기자] 근무 중 주식거래를 한 검찰 공무원에게 해임처분을 내린 검찰의 징계는 부당하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부(부장 이승택)는 대검찰청 소속 공무원 B씨가 검찰총장을 상대로 낸 해임처분취소 소송에서 “B씨가 근무 중 알게 된 정보로 주식투자를 했더라도 그 정보가 이미 대중에게 공개된 정보였다면 징계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해임처분을 취소한다”는 판결을 내렸다고 18일 밝혔다.
B씨는 2012년 3월 지인으로부터 ‘대기업과 유명 제약사 등이 바이오 업체에 투자하려고 접촉 중’이라는 얘기를 듣고 같은해 4~8월 해당 회사 주식 8억원 상당을 사들였다. 이후 실제로 유명 제약사가 이 회사에 수백억을 투자한다는 내용이 5월 24일 공시되면서 주가는 급등했다. B씨는 같은해 6~8월 주식을 매도해 총 37억원의 차익을 거뒀다.
이로부터 3년이 지난 2015년 1월 서울고등검찰 보통징계위원회는 “직위를 이용해 부당이익을 취득하고 검찰 공무원으로서 위신을 떨어뜨렸다”며 직무관련 정보를 이용한 거래를 제한하고 있는 ‘대검찰청 공무원 행동강령 12조’에 의거해 B씨에게 해임을 통보했다.
B씨는 이에 항의하며 곧바로 해임처분취소 소송을 청구했다.
재판부는 유명 제약사가 해당 회사에 투자한다는 내용이 대중에게 공시된 2012년 5월 24일을 기점으로 B씨의 투자행위를 나눠서 판단했다.
먼저 ‘5월 24일 이후 이뤄진 B씨의 투자는 징계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것이 재판부의 입장이다. 재판부는 “이미 대중에게 같은 정보가 공개된 시점에서 투자를 금지하는 건 합리적인 판단으로 경제활동을 영위할 공무원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정보가 아직 공시되기 전이었던 5월 24일 이전의 투자는 ‘직무관련 정보를 이용한 투자’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다만 ‘징계사유가 발생한 날로부터 2년이 지나면 징계의결 요구를 하지 못한다’고 규정한 개정 전 국가공무원법 83조에 따라 2015년 1월에 내려진 검찰의 징계처분은 부당하다고 판결했다.
또 검찰은 B씨가 근무시간 중 스마트폰을 이용한 주식거래로 업무에 소홀했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업무에 지장을 줬다는 사실이 입증되지 않았고, 오히려 B씨의 표창 경력 등을 보면 유능한 검찰 공무원으로 여겨진다”며 검찰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