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하남현 기자] 지난 3월 수출 실적은 497억6300만 달러(약 53조원)다. 지난해 10월 504억8000만 달러에 이은 역대 2위 월간 실적이다. 흑자 규모는 41억 9200만 달러에 이르렀다. 그런데 지난 2월 소비는 전달보다 3.2%나 줄었다.

한국 경제의 수출 쏠림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다. 내수 활성화를 통한 수출-내수 균형성장이 박근혜 정부 경제정책의 핵심 과제로 자리잡았지만 수출과 내수 사이의 간극은 멀기만하다.

선진국 경기가 회복되면서 수출이 호조를 보이고 있지만 내수 회복 조짐은 아직 보이지 않고 있다. 내수의 양축인 소비와 투자가 모두 부진하다. 지난 2월 소비가 줄어든데 이어 설비투자도 0.3% 감소했다. 지난 1월에 이어 2개월 연속 하락세다. 내수에 큰 영향을 끼치는 서비스업도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정부의 잇따른 부동산 시장 활성화 대책 영향으로 부동산업이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도소매업(-1.2%), 음식ㆍ숙박업(-4.7%) 등이 정체를 보이면서 지난 2월 서비스업은 전월대비 0.4% 하락했다.

수출 활황에 따른 경상수지 흑자가 소비 확대로 이어지지 못하는 수출-내수 간 약한 연결고리를 다시한 번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 한국은 707억1000만달러로 사상 최대의 경상수지 흑자를 기록했지만 소비 확대로는 이어지지 못했다. 지난해 처분 가능한 소득에 대한 소비지출액의 비율을 뜻하는 평균소비성향은 73.4%로 2003년 통계 산출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연간 소비지출 증가율도 0.9%로 통계 작성 이후 최저치였다. ‘불황형 흑자’가 이어지고 있다는 뜻이다.

정부가 내수를 키워 균형 성장을 이룩하겠다고 선언한 것도 이같은 흐름이 반복되지 않도록 하기 위함이다. 정부는 내수 활성화를 위해 서비스업의 경쟁력을 제고하고 각종 규제를 대폭 풀어 소비와 투자를 제고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정부는 우선 서비스업의 경쟁력을 제조업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다. 고부가가치 서비스 산업을 집중 육성해 내수 활성화의 동력으로 삼겠다는 것이다. 아울러 기업 투자 활성화를 위해서는 규제를 대폭 줄이는 방안을 내놨다. 소비여력 확산을 위해선 2017년까지 가처분소득 대비 가계부채를 지금보다 5% 포인트 가량 낮춘다는 목표치를 설정했다.

정부 관계자는 “경제 회복 조짐이 점차 강화되고 있으나 투자 등 민간 부문 회복세가 아직은 견고하지 않다”며 “내수 활력 제고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