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원승일 기자] “수출이 어렵다고 하는데 여기만 보면 수출 하나도 걱정할 필요 없겠다는 생각이 든다.”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5일 오전 경기 평택항의 기아자동차 부두 현장을 둘러본 후 내뱉은 말이다. 그는 부두에 정박해 있는 초대형급 선박에 자동차들이 일렬로 서서 실리는 장면을 뿌듯하게 쳐다봤다. 특히 한 번에 5900대의 차량이 적재돼북유럽, 미국 등으로 수출된다는 얘기를 듣고 놀라워했다.

유 부총리가 취임 후 첫 현장 방문지로 경기 평택항을 찾은데는 그만큼 수출 부진을 해소하는 일이 시급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수출은 8% 가량 감소하는 등 12개월 연속 마이너스 행진을 계속하고 있는데다 산업생산 등 실물지표도 부진한 상황이다. G2 리스크인 중국경제 위축과 미국 금리인상에 최근 저유가까지 겹치면서 대외적 불확실성도 커지고 있다. 대한민국 경제의 최대 버팀목이 수출이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올해 수출 회복은 유 부총리의 절체절명의 과제다.

유 부총리는 “글로벌 수출 ‘톱(Top)5’ 도약의 기틀을 만들어 내겠다”며 올해 세계수출 상위 5위 안에 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지난해(1∼10월) 수출액 규모로 우리나라(4401억달러)는 중국(1조8565억달러), 미국(1조2646억달러), 독일(1조1190억달러), 일본(5241억달러), 네덜란드(4735억달러)에 이어 6위를 차지했다.

그런 면에서 이날 평택항을 방문한 것은 남다른 의미가 있다. 평택항은 연간 150만 이상의 자동차 물량을 처리하는 전국 자동차 수출입 처리량이 1위인 곳이다. 전체 물동량도 2012년 처음 1억t을 기록한 후 2014년 1억1100만t 등으로 늘고 있는 추세다. 화물 컨테이너 처리량도 54만6000TEU(1TEU는 600m 컨테이너 1개)로 전국 31개 항만 중 부산항과 광양항, 인천항에 이어 4위를 차지했다. 더구나 중국과 지리적으로 가까운 평택항은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발효 2년차를 맞는 올해 수출 확대를 위한 전초기지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방문은 의미가 크다.

“평택항은 바람이 매우 거센데 유 부총리님이 이렇게 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한 기아차 직원이 유 부총리를 맞으며 했던 인사말이다. 수출 여건은 올해에도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전 세계 경기 침체 속에 중국 경제의 둔화폭이 커질 것으로 보이고, 당분간 국제유가 하락도 지속될 것이란 관측이다. 산유국을 포함한 신흥국 경제 전망도 어두워 전체적인 교역 규모도 줄어들 가능성이 농후하다. 평택항에 매서운 바람처럼 수출 현장에도 칼바람이 불고 있는 것이다. 유 부총리가 평택항에서 느꼈던 활기와 수출에 대한 기대감이 현실화되려면 신 시장 개척과 유망품목 발굴 등 수출 시장을 다변화하고, 수출 경쟁력도 키워야 한다. 유 부총리과 이곳 현장의 근로자들과 함께 이러한 과제를 해결해나간다면 올해 수출 현장에도 봄은 찾아올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