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슬기 기자] 정부여당인 새누리당이 국회 문턱에 걸린 쟁점법안 처리를 위해 안철수 무소속 의원 측을 강하게 압박하고 나섰다. 그동안 더불어민주당에 국한됐던 공격 범위를 야권의 신당 창당 세력으로까지 한층 넓힌 셈이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안 의원이 창당을 준비 중인 ‘국민의 당’이 원내교섭단체가 될 가능성이 커지자 여당이 주도권 확보에 나선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13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에 참석해 “안 의원이 창당을 준비 중인 국민의 당은 현안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지 못한 채 이미지 정치쇼로 일관하고 있다”며 “국민의 당 창당 발기문은 ‘사회적 대타협’을 강조하고 있는데, 이는 1년 3개월 전에 새누리당이 제안한 것. 대타협을 실천하는 길은 노사정 대타협의 산물인 노동개혁ㆍ경제활성화법에 찬성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민의 당이 경제ㆍ외교 부문에서 어떠한 정책 노선을 지향하는지 드러나지 않은 가운데, ‘합리적 실천주의’라는 명제에 부합하려면 현안 해결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라”는 것이 김 대표의 주장이다.
이인제 새누리당 최고위원 역시 이날 회의에서 “국민의 당은 현안에 대한 입장을 밝혀야 할 때가 왔다고 생각한다”며 “기존 정당을 낡은 진보라 비판하고 있는데, 자신들의 정체성을 추상적인 구호로만 이야기할 것이 아니라 테러방지법, 북한인권법, 노동개혁법 등 현안에 대한 분명한 입장을 밝히고 국민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고 김 대표를 거들었다.
새누리당이 지난 12일 원내대책회의에서도 오로지 더민주당의 비협조적 태도와 원내지도부 합의 무시 행태를 비판하는 데 집중했던 것을 감안하면, 단 하루 만에 압박의 범위가 급격히 확장된 것이다.
이를 두고 정치권 일각에서는 “안 의원이 창당을 준비 중인 ‘국민의 당’이 원내교섭단체가 될 가능성이 커지자 여당이 주도권 확보에 나선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 더민주당 탈당 의원들의 합류 선언이 이어지면서 국민의 당은 원내교섭단체 구성에 바짝 다가가는 모양새다.
이날 기준 국민의당에 자리를 튼 탈당파 현역의원은 문병호ㆍ황주홍ㆍ유성엽ㆍ임내현ㆍ김동철ㆍ권은희ㆍ김한길ㆍ김영환ㆍ김관영ㆍ최원식ㆍ주승용ㆍ장병완 등 총 13명에 이른다. 향후 더민주를 탈당한 최재천 의원과 17일까지 탈당할 예정인 박혜자 의원까지 국민의 당에 합류하게 되면 국민의 당 소속 현역의원은 15명에 달하게 된다. 원내교섭단체 구성 기준 20명에 근접하는 수치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새누리당과 더민주당의 일대일 협상에서도 주요 현안의 처리가 난항을 겪었는데, 국민의 당이 제3의 협상 대상으로 떠오르면 상황은 더욱 복잡해질 것”이라며 “국민의 당이 아직 체계를 정비하기 전에 협조적 자세를 미리 압박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