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상수 기자]노동개혁이 좌초 위기에 놓였다. 고비마다 굵직한 대외변수가 터지면서 좀처럼 주목받지 못한 채 표류하고 있다. 국정교과서, 선거구에 이어 북핵까지 터졌다. 연이어 우선순위에서 밀리면서 결국 임시국회 종료일에도 법안 상정조차 이끌어내지 못했다.
12월 임시국회 종료일인 8일 본회의에는 끝내 노동개혁법안이 상정조차 되지 못했다. 지난해 7월 이인제 새누리당 최고위원을 노동시장선진화특별위원회 위원장으로 임명한 이후 6개월째다. 정부ㆍ여당이 최우선 과제로 노동개혁법을 앞세웠지만, 지난 6개월 간 노동개혁법은 표류에 표류를 거듭했다. 이인제 최고위원측 핵심 관계자는 이날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 “국정교과서에, 선거구 획정에 북핵에, 고비마다 현안이 터지니 노동개혁법에 좀처럼 집중이 안 된다”고 토로했다.
또 “본회의에서 국회의장이 선거구 획정과 함께 일괄 직권상정하지 않는 한 현 상황에선 방법이 없다”고 전했다.
지난해 7월 이 최고위원을 중심으로 노동시장선진화특위가 구성된 이후 9월 노사정 대타협을 이끌어내면서 노동개혁법은 탄력받는 듯 했다. 하지만 10월 국정교과서가 터지면서 노동개혁법은 후순위로 밀렸다. 당시 이 최고위원은 기자들과 사석에서 만나 “국정교과서가 중요하지만, 노동개혁법의 위급성에도 관심을 가져달라”고 수차례 당부하기도 했다.
국정교과서 파문이 잠잠해지자 이번엔 선거구 획정이 발목 잡았다. 헌법재판소의 인구 편차 조정 판결과 농어촌 지역구 의원의 반발, 선거구 무효사태 등이 얽히며 여의도 최대 현안으로 떠올랐다. 노동개혁법은 또다시 주목받지 못했다. 이에 청와대도 나섰다. 노동개혁법 통과가 중요하다고 정의화 국회의장을 압박했지만, 이는 되려 입법부ㆍ행정부 간 갈등으로 비화됐다. 지도부 갈등으로 관심이 쏠리면서, 결론적으로 노동개혁법은 더 관심에서 멀어졌다.
이날 12월 임시국회 종료일에 맞춰 노동개혁법 통과를 마무리하려던 마지노선은 북핵 사태까지 맞닥뜨렸다. 이날 임시국회 마지막 본회의에선 북핵 실험 규탄결의안이 중점이고, 그밖에 무쟁점 법안 50여건이 처리된다.
이후에도 전망은 불투명하다. 이 최고위원 측은 “국회의장 직권상정이 안 된다면 정부가 특단의 조치라도 취해야 한다”며 “현 상황은 국가 존폐가 걸린 위기사태”라고 강조했다.
북핵 사태에 따른 경제 파급력에도 주목하고 있다. 북핵이 안보 위기를 넘어 경제위기 악화로 연결되면, ‘북핵→국내 경제 악화→국가경제비상사태→노동개혁법’이란 명분이 가능하다. 이 최고위원 측은 “북핵 이후 국가신용도도 불안정하고 외국 자본도 대거 빠져나갈 수 있다. 이게 경제위기이고 위협”이라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