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상수 기자]핵무장론이 또다시 뜨겁다. 북핵 도발이 벌어질 때마다 반복되는 논란이다. 이번엔 집권여당 지도부의 입에서 나왔다는 점에서 파장이 거세다. 1970년대 박정희 정권 때 불거진 핵무장이 박근혜 대통령에 이르러서도 반복되는 역사가 묘하다. 그래서 더 관심이 쏠리는 측면도 있다.

새누리당 지도부는 거센 논란에도 불구하고 연일 핵무장론을 내세웠다. 원유철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지난 7일에 이어 8일에도 핵무장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그동안 평화적으로 대응했으나 북한의 비협조로 6자회담 무용론까지 이르렀다”며 “(핵무장은) 이미 공론화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전날 핵무장론을 주장해 논란이 일었으나, 이날 역시 핵무장론을 굽히지 않았다.

정부의 입장을 다르다는 질문에도 “정부의 이야기이며 우리 당은 다를 수 있다. 이날 의원총회에서도 논의할 예정”이라고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그는 “북한이 끊임없이 위협을 가하고 있는데 실효성 없는 제재와 대책으로 마냥 끌려다닐 수 없다”며 “더이상 양보와 보상은 필요치 않다. 새로운 결단과 선택을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핵무장론의 기저에는 ‘공포의 균형 이론’이 깔렸다. 핵은 기존 전술무기와 다르다. 재래무기로는 미사일, 군사 수 등으로 균형을 이루지만 핵은 단 한 발만으로 기존 재래무기의 균형을 무력화시킨다. 핵 대치 상황에선 다른 군사무기 보유가 모두 유명무실하다는 게 핵무장론의 논리다. 기존 핵무장국이 핵을 끝까지 보유하면서도 기타 국가에는 무작정 핵확산을 억제하고 있다는 반발도 깔렸다.

당연히 반발은 거세다. 야당은 물론 여당 내에서도 성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인제 최고위원은 이날 YTN, CBS 라디오 등에 출연해 “신중한 입장이다. 한미동맹이 강건하게 버티고 있는 상황에서 이미 북핵에 대한 억제력은 있다고 봐야 한다”고 했다.

또 “독일이 주변 핵 강대국에 둘러싸여 있지만 핵 무장을 안 한다. 독자적으로 핵무장하는 건 보통 문제가 아니다”고 덧붙였다.

미국의 전술핵이 한반도에 배치되는 방안에 대해서도 “핵 억지력이란 건 거리에 상관없다. 한미가 굳건히 동맹을 유지한다면 오히려 한반도 비핵화에 (전술핵 배치가) 손상이 있을 수 있다”고도 했다.

북한에 이은 한국의 핵무장은 동북아지역의 핵확산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일본 역시 핵무장할 명분이 생긴다.

현실적으로도 핵무장은 차원이 다른 얘기다. 안보엔 도움이 될지언정 한국 역시 국제사회의 고립을 자초하는 격이 된다. 핵확산금지조약(NPT), 한미동맹, 자유무역협정 등 국제 경제ㆍ외교관계의 파행까지 고려해야 한다. 반대론의 골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