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분리 처리”제안
전문가들은 여야 간 이견이 큰 노동개혁 5대 법안을 단계적으로 처리하고, 정부의 2대 지침은 노동계와 전문가의 충분한 의견 수렴 과정을 거쳐 결정해야 한다고 제언한다. 이는 야당의 비정규직법을 제외한 나머지 3개 법안에 대해 분리처리할 수 있다는 입장과 맥을 같이 한다. 더구나 한국노총이 오는 11일 중앙집행위원회를 열어 9·15 노사정 대타협 파기 여부를 논의할 예정이어서 정부와의 갈등이 극에 달할 수 있다.
노동 5대 법안의 경우 근로기준법과 고용보험법, 산업재해보상보험법 등 의견 접근을 본 것부터 우선 처리하고, 최대 쟁점인 기간제근로자법과 파견근로자법 등 비정규직법은 논의를 통해 추후에 처리하자는 것이다. 국회 입법 절차가 필요 없는 2대 지침도 ‘쉬운해고’가 아닌 해고 요건을 분명히 하고, 직무능력과 성과 중심의 보상 체계를 만들기 위해 정부가 가이드라인을 제시한다는 점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있다.
배규식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정부가 노동 5법의 일괄처리, 밀어붙이기식의 2대 지침 발표는 무리수가 될 수 있다”며 “일괄 입법이 안 되면 분리 처리하는 방식으로 접근하고, 2대 지침도 노동계의 반발을 최소화 할 수 있도록 보완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비정규직법 등 노동 5대 법안에 보완이 필요한 부분도 있는 만큼 노사정 모두 머리를 맞대고 해법을 찾아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조준모 성균관대 경제학과 교수는 “기간제법 개정안의 경우 35세 이상으로 규정하는 것은 위헌 소지가 있고, 본인 희망 하에 근로자 대표와 사측이 서면 합의해 계약을 2년 더 연장할 지 여부를 결정토록 해야한다”며 “이를 노조가 선택할 수 있게 하고, 반대하면 기간제 사용 기간은 2년으로 하는 방법도 있다”고 말했다.
노동 5대 입법에 이어 2대 지침도 흐지부지될 경우 지난해 9월 이뤘던 노사정 대타협은 무의미해진다는 주장도 있다. 청년 일자리를 늘리고 정규직-비정규직 간, 대기업-중소기업 간 격차를 해소하자는데 노사정이 우여곡절 끝에 합의를 했지만 이를 추진할 동력이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박지순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노사정이 대타협을 이뤘지만 실제 이행되지 않으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며 “노사정에 대한 국민 신뢰가 바닥으로 떨어진 상황에서 노동개혁은 좌초될 수밖에 없고, 고용시장 불확실성은 더 커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원승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