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예인들 ‘악플러’ 무더기 고소 “선처없다” - 악플이 또다른 악플 낳아…‘선플 달기’ 등 긍정적 사회 분위기 조성 필요
[헤럴드경제=양대근 기자] 인터넷 언어폭력이 해마다 심각해지면서 ‘매너 대한민국’을 위협하는 가장 큰 방해요소로 자리잡았다.
지난해는 유난히 많은 연예인이나 유명인사들이 ‘악플러와의 전쟁’을 선포하고 선처 없는 강경대응에 나서 화제를 모았다. 이 같은 영향으로 일반인들도 악성 댓글에 대한 고소가 늘어나는 추세다.
3일 사정당국 등에 따르면 사이버 명예훼손이나 모욕죄의 신고 접수는 2014년 8800여건에서 작년 1만3000여건으로 급증했다.
‘순정만화’, ‘바보’ 등으로 유명한 인기 웹툰 작가 강풀 씨는 ‘부친상으로 연재를 중단한다’는 공지에 그의 가족 등에 대한 패륜적 댓글이 연달아 달리자 “더 이상 참을 수 없다. 법적 절차를 밟겠다”고 공개적으로 밝힌 바 있다. ‘한류스타’ 배용준 씨도 지난해 자신의 결혼 기사에 지속적으로 악성 댓글을 단 누리꾼 30여명을 무더기로 경찰에 고소했다. 가수 아이유 역시 지난해 11월 서울 강남경찰서에 악플러에 대한 고소장 접수를 완료했다. 아이유 소속사 로엔트리 측은 “컴백 이전부터 합성사진과 허위사실 유포, 루머 생성, 인신공격성 댓글에 대한 자료를 수집해왔다”며 “이미 경찰 측에 축적한 자료 접수를 끝냈고, 형사 처분까지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 모두 “악플러들에 대한 선처 및 합의는 절대 없을 것”이라고 강경한 입장을 내비친 바 있다.
하지만 강경 대응에도 불구하고 악성 댓글이 좀처럼 멈추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이 만 12~59세를 대상으로 한 ‘인터넷 윤리문화 실태조사’에 따르면 악성댓글 작성 원인으로 ‘기분이 나빠져서’(48.6%), ‘다른 사람의 의견에 반박하고 싶어서’(47.8%)라는 응답이 많았다.
악플에 대한 일반인들의 죄의식이 높지 않은데다가 악플이 ‘또다른 악플’로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학생들의 경우도 상황은 비슷하다. 방송통신위원회 조사 결과 초등학생은 ‘단순한 재미’(45.7%), 중ㆍ고교생은 ‘상대방이 싫어서’(중학생 68.2%, 고등학생 64.1%) 악성 댓글을 단다고 응답했다.
악플러들에 대한 처벌 강화가 문제의 해결책으로 제기되고 있지만, 근본적인 인터넷 댓글 문화의 개선이 더 시급하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학교 현장에서도 이에 대한 교육이 좀 더 강화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민병철 건국대 교수가 시작한 선플운동이 ‘악플의 악순환’을 막는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 2007년 민 교수의 영어 수업을 듣던 한 반의 대학생들로부터 시작된 선플운동은 현재 7000여 개의 학교와 단체에서 57만여 명이 참여는 인터넷문화운동으로 발전해 왔다.
지난달에는 민 교수의 선플운동이 중국 CCTV를 통해 소개되면서 세계적인 화제를 불러모으기도 했다. 선플운동에 동참하는 중국의 네티즌들 역시 세월호 침몰 사고 당시 추모사이트를 개설하고 5만여명이 추모의 뜻을 밝힌 바 있다.
특히 “인터넷상에서 욕설과 비난, 허위사실을 유포 하지 말고 악플 때문에 상처받는 분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주는 댓글을 달아주자”는 캠페인을 통해 지금까지 청소년들이 인터넷에 올린 선플은 640만개를 넘어섰다.
민 교수는 “대부분 청년들은 인생에서 정작 중요한 인성보다는 스펙쌓기에 몰두하고 있다”며 “하지만 바른 인성이야말로 행복한 성공을 이끄는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역설했다.
법조계 한 관계자는 “대한민국 사람들은 긍정적인 얘기를 하는 데 소극적인 경향이 있다”며 “선한 댓글 운동으로 사회 갈등이나 편 가르기를 해소하는 분위기가 형성되면 사회 전체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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