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황혜진 기자]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현대중공업 등 조선 3사가 올해 3분기에도 적자를 내는 등 우울한 실적이 계속되면서 은행권으로의 부담 전이가 우려되고 있다. 조선업계의 신용등급이 하락하고 있는 가운데 정상여신이 부실화될 경우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은행권의 추가충당금 부담은 1조 4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범위를 조선 3사로 확대하면 그 규모는 3조 5000억원에 육박했다.

1일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2015년 3분기 현재 기준 은행권의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신용공여 총액은 22조 5000억원이다. 확정지급보증이 10조 3000억원으로 가장 크고 미확정지급보증 7조 1000억원, 대출채권 4조 7000억원, 유가증권 1000억원 등이다.

규모는 KDB산업은행, 한국수출입은행, NH농협은행 등 특수은행이 19조 3000억원으로 가장 컸다. KEB하나은행 등 시중은행 3조원, SC은행 등 외국계은행 2000억원, 부산은행 등 지방은행이 1000억원을 차지했다.

은행들이 현재 재 신용위험평가를 진행 중인 가운데 대우조선해양 채권을 정상에서 요주의로 분류할 경우 은행권에서 1조 4000억원의 충당금 적립이 필요할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2014년 세전순이익의 17%에 달하는 규모다. 범위를 조선 빅3로 확대하면 은행권의 추가 충당금 부담은 3조 5000억원으로 늘어난다. 2014년 세전순이익 절반가량(42%)를 이익이 아닌 충당금으로 적립해놔야하는 셈이다. 지난해 4분기 은행권 실적 전망이 암울한 이유다. 특수은행이 2조 3000억원, 시중은행이 9000억원 수준이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유가의 추가 하락이 예상되면서 해양플랜트 수주의 약세가 지속될 것이란 전망도 나오면서 은행권의 부담은 올해에도 계속될 모양새다. 수출입은행은 최근 2015년 국내 조선업계 수주액이 2014년보다 4분의1 이상 줄어들 것이며 올해에도 조선업계의 부진은 계속될 것이란 보고서를 내놨다. 한계기업에 대한 구조조정까지 확대되면 은행 경영에도 상당한 타격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문제는 은행권의 자본완충력이다.한국기업평가가 기업여신 부실화에 따른 은행 추가 충당금 적립 부담의 영향을 분석한 결과 우리ㆍKEB하나ㆍ전북ㆍ경남은행의 자본완충력이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5년 6월말 기준 은행 위험업종여신의 정상 또는 요주의 여신 일부가 고정이하 여신으로 재분류될 경우 우리ㆍ전북ㆍ경남은행은 세전순손실을 기록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일부은행은 보통주자본비율이 2019년 바젤III 최저요구기준을 하회했다. 2015년 6월말 기준 우리은행 BIS 보통주자본비율은 8.74%, 전북과 경남은행은 각각 7.69%, 7.81%였다. 국내 은행들은 2019년까지 보통주자본비율을 바젤III 최저요구기준인 9.5% 수준으로 맞춰야 한다.

김정현 한국기업평가 전문위원은 “부실여신이 과거 경험치 수준까지는 은행들이 견딜수 있지만 경기침체 지속, 빠른 금리상승 등으로 과거에 비해 부실여신이 확대되면 자본완충력 취약한 일부 은행을 중심으로 재무건전성이 악화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바젤III가 계속 강화되고 있기 때문에 보통주자본이 7~8%대로 적은 은행들은 적자가 이어지면 부담이 더 커질 것”이라며 “자본확충 문제를 빨리 해소해서 자본완충력을 끌어올려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