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원승일 기자] 새해 정년 60세 연장에 따른 임금피크제 도입이 장년들의 고용 안정과 청년 일자리를 창출하는, 세대 간 상생으로 이어질지는 여전히 속단하기 어렵다.
기업 입장에서는 임금피크제를 도입해 정년을 앞둔 특정 시점부터 임금을 삭감하더라도 법적 정년이 60세로 정해져 인건비 부담이 커질 수 밖에 없다. 실제 기업들이 정하고 있는 정년은 58세 전후지만 장년층 근로자에 대한 인건비 부담으로 실제 퇴직연령은 53세에 불과한 상황이다.
때문에 법적 정년이 연장되더라도 장년들의 고용안정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장담할 수 없다. 더구나 장기화된 경기 불황 속에서 내년부터 정년 연장을 맞는 기업들이 청년 일자리 등 신규채용을 늘릴 가능성도 적다는 지적도 있다.
이에 노사정은 지난 9월15일 대타협을 통해 일자리 총량을 늘리고 세대 간 상생형 일자리 창출하자는데 합의했다. 또 임금피크제 도입 등 임금체계 개편을 통해 정년연장으로 발생하는 기업의 인건비 부담을 해소하고, 정부지원을 확대하는 등 함께 노력하겠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는 장년층의 고용연장과 청년 채용 확대를 위해 임금피크제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정부는 지난 23일 올해 핵심개혁과제 성과 점검회의에서 임금피크제 도입을 성과 중 하나로 꼽았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올해 313개 전체 공공기관이 임금피크제 도입을 완료해 내년 공공기관에서 총 4441명의 청년 일자리 신규 창출이 예상된다. 30대 민간기업 주요 계열사 378곳 중 66%(251곳)가 임금피크제를 도입하는 등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한 것도 성과로 언급했다.
기업의 임금피크제 도입에는 정부의 세대 간 상생 지원금도 한 몫했다. 세대 간 상생 지원금은 임금피크제나 근로시간 단축으로 청년을 새로 채용한 사업주에게 최대 2년간 지원금을 주는 제도다. 임금피크제나 근로시간 단축을 적용한 노동자 1명과 새로 채용한 청년(15∼34세) 정규직 1명 등 1쌍에 연 540만∼1080만원이 지원되는 것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임금피크제 도입이 세대 간 상생으로 이어지려면 노사정이 합의한 내용을 실제 이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이지만 연세대 경영학과 교수는 “노동계가 임금피크제 도입 시 사실상 임금만 삭감된다는 주장을 접고 정년 연장에 따른 임금피크제 등 임금체계 개편이 필요하다는 점을 직시하고, 경영계도 장년 근로자들의 실질적 고용안정을 꾀하면서 근로자들이 정년연장 이전에 받은 총 임금보다 더 많은 임금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며 “정부도 임금피크제 도입과 함께 청년층 신규채용 확대를 통한 세대간 일자리 상생 지원을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