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홍석희 기자] 미래에셋증권이 KDB대우증권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최종 선정되면서 남은 합병절차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7조8000억원짜리 초대형증권사가 탄생하는 것이니만큼 증권 업계에 일대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다만 이질적인 두 증권사의 문화 통합, 직원 임금, 지점 정리, 노조와의 관계설정 등 풀어야 할 숙제는 ‘태산’이다. 본경기는 지금부터다.
▶합병팀+인허가팀 ‘투트랙’= 미래에셋증권의 인수 작업은 실사 작업으로부터 시작된다. 산업은행과 미래에셋증권측은 다음달 중으로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하게되고, 미래에셋증권은 2월부터 확인실사에 착수할 계획이다.
미래에셋증권이 인수가격을 제시했지만, 구체적인 회사 평가 작업 과정에서 더 내야하는 부분, 깎을 수 있는 부분이 최종 확정되는 것이다. 사는측인 미래에셋증권은 대우증권의 흠결을 찾아내려 애쓰는 작업을, 산업은행 측은 별달리 흠이 될 부분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는 것이 정밀 실사 실무의 통례다.
구체적으로는 대법원 판단으로 본격화된 통상임금 이슈가 일차로 거론될 수 있다. 최근 대법원은 통상임금으로 인정할 수 있는 영역을 넓히는 판례를 잇따라 내놓고 있다.
합병팀은 이외에도 대우증권 본사 건물의 자산가치 등 내부 자료를 확인하고, 알려졌던 내용과 다를 경우 이에 대한 문제제기를 통해 매입가 낮추기 시도를 계속하게 된다. 말하자면 중고차 매입시 차에 난 여러가지 흠집을 근거로 가격을 깎으려는 매입자와, ‘별 것 아니다’는 중고차 딜러의 흥정 과정으로 이해하면 된다.
인허가팀은 미래에셋증권이 대우증권을 인수할 수 있는지 여부에 대한 대관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핵심은 대주주적격성 심사인데, 이에 대해선 금융위원회가 키를 쥐고 있다. 이에 필요한 시일은 5~6개월 가량이다.
합병과 인허가 과정을 진행키 위해선 별도의 기획팀이 구성되는데, 대략 30~50여명 가량으로 꾸려질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엔 법무를 담당하는 변호사와 회계팀 등도 참여하게 된다. 증권사 관계자는 “24일 우선협상 대상자가 확정됐으니 내년 12월께에는 관련 모든 절차가 완료되고, 이르면 2017년께엔 통합 미래에셋증권이 출범하지 않겠냐”고 전망했다.
▶이질적 사내문화 어떻게? = 증권업계에선 미래에셋증권의 대우증권 인수에 대해 우려하는 시각도 적지 않다.
특히 대우증권 직원들은 타 증권사들과 비교해 조직에 대한 충성심과 끈끈함이 남다르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증권사 사람들 간 모임에서도 ‘1등 자리’ 논쟁에서 절대 밀리지 않는다는 직원들이 대우증권맨들이란 설명이다. 증권사 관계자는 “순혈주의와 1등주의, 조직에 대한 강한 애착 등이 대우증권 직원들이 가진 특성”이라고 말했다.
이에 비해 미래에셋증권 직원들은 상대적으로 ‘조직 점도’가 떨어진다는 평가가 다수다. 업계 관계자는 “미래에셋의 경우 계약직이 대부분이다. 대우증권에 비해 조직 충성심도 낮다”며 “대우증권맨과 미래에셋증권맨이 같은 공간에서 일하는 모습이 잘 상상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NH농협증권과 우리투자증권 인수 당시의 교훈을 되새겨보자는 얘기도 나온다. 조합주의에 기반한 농협 문화와, 성과주의에 기반한 우리투자증권의 원활한 사내 문화 융합을 위해 합병 전 두 회사는 워크숍 동시 개최 등의 융합 시도를 추진한 바 있다. 우리투자증권 직원들이 농협측이 주관하는 농촌봉사활동에 참가하기도 했다. 증권사 관계자는 “이질적 조직의 원만한 융합을 위해 사전 정지 작업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대우證 노조 ‘총력저지’= 대우증권 노동조합과의 관계 설정도 큰 문제거리다. 미래에셋증권 고위 관계자들이 최근 “고용보장을 약속한다”는 발언을 여러경로를 통해 전달하고 있지만 대우증권 직원들의 불안감은 그 어느때보다 높다. 본입찰(21일) 이틀전인 지난 19일 노조측이 주최한 행사에 노조원 2500명이 거의 대부분 참여한 것도 피인수를 앞둔 대우증권 직원들의 불안감 때문이라 보는 시각도 적지 않다.
대우증권 노조측은 사업부 중복이 가장 적은 KB금융지주가 대우증권을 인수하기를 희망했으나 결국 미래에셋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면서 크게 실망한 분위기다.
지난 22일에는 미래에셋증권의 인수 자금 조달 방식을 문제삼으며 인수 반대 의사를 표했다. 노조측이 문제 삼고 있는 자금조달 방법은 차입매수(LBO)다. 차입매수는란 대우증권의 자산으로 대우증권 인수 자금을 메우는 방식의 자금조달 방법을 의미한다. 이자용 대우증권 노조위원장은 “법적 논란이 있는 LBO를 통해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이 이득을 챙겨가겠다는 것인데, 말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노조측은 투표를 통한 총파업 결의와 실사팀의 본사 진입 저지 등을 공약으로 내걸고 있다. 인수합병 과정에 적지 않은 진통이 예상되는 지점이다.
▶태반이 중복지점= 인력감축이 가장 클 것으로 예상되는 곳은 지점 영업망이다. 각사 홈페이지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의 국내 지점은 모두 77곳, 대우증권은 80곳이다. 이들 가운데 상당수 지점의 입정 위치가 겹친다. 예컨대 미래에셋증권의 영등포 지점은 영등포시장 사거리에 위치하고, 대우증권의 영등포 지점은 이로부터 불과 200미터 가량 떨어진 곳에 있다. 상황이 더 심각한 곳도 적지 않다. 용산점의 경우 미래에셋증권과 대우증권 지점이 LS용산타워 3층에 나란히 위치해 있고 신촌점은 거촌빌딩 2층과 3층에 위치한다.
두 증권사의 입점이 대부분 비슷한 위치에 자리한 것은 대부분 증권사 영업점이 유동인구가 많은 곳에 위치하는 것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때문에 통합 미래에셋증권이 출범하게 될 경우 당분간은 대우증권 영업점이 간판만 바꿔달겠지만, 길게는 통폐합이 불가피한 것이 현실이다. 거의 같은 위치에 두곳의 영업점이 있을 필요는 없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한 구체적인 미래에셋증권측의 입장이 나오지는 않고 있지만, 증권업계에선 길게는 3년 내에 통폐합 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증권사 관계자는 “두개 입점 체제는 조만간 끝내게 될 것이다. 출범부머 한 영업점을 폐쇄하고 다른 곳에 직원들을 함께 근무하게 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임금 깎이나? 오르나? = 양사 직원들의 가장 큰 관심사인 연봉 문제도 합병의 관심거리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의 1인당 평균 연봉은 5600만원이고, 대우증권 평균연봉은 7300만원이다. 대략 1700만원 가량 대우증권 직원들의 연봉이 높다. 직원 수는 미래에셋증권이 1768명, 대우증권은 2961명이다.
업계에선 이번 합병을 통해 미래에셋증권 직원들의 임금이 높아지는 방식으로 임금 형평성이 맞춰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불이익변경금지 원칙’에 따르 합병 회사의 임금은 높은 쪽으로 맞춰지게 된다는 것이다.
대신 직급 통합 과정은 추가적인 논의가 필요한 지점이다. 과장, 차장, 부장 등 같은 직급이라도 양사 입사년도가 현격하게 차이가 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직급을 완전히 통폐합 하기 전에 차장1, 차장2 등으로 단계를 잘라 임금을 지급하는 방안도 논의 테이블에 오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