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민주노총이 지난달 ‘1차 민중총궐기’ 대회를 폭력시위로 사전 기획한 정황을 포착하고 주도 세력에게 소요죄를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특히 당시 집회에 참여한 단체 중 상당수가 폭력시위용품이나 담당구역 등을 구체적으로 준비해온 것으로 드러나, 폭력시위에 대한 경찰 수사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경찰청 관계자는 7일 “1차 민중총궐기에 참가한 58개 단체 중 51개 단체가 구간별로 나눠 쇠파이프 등을 준비하고 폭력시위를 모의한 정황을 확인했다”면서 “대학로는 ○○단체가 맡고, 서린로터리는 ◇◇단체가 담당하는 식으로 구간별로 세분화돼 있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달 14일 1차 대회가 불법 폭력시위로 번지게 된 전 과정이 사전에 촘촘하게 계획된 것임을 뒷받침하는 증거다.

7일 서대문 경찰청에서 열린 전국경찰지휘관 화상회의. 강신명 경찰청장이 연말연시 민생치안관련 훈시를 하고 있다.
정희조 기자/checho@heraldcorp.com
7일 서대문 경찰청에서 열린 전국경찰지휘관 화상회의. 강신명 경찰청장이 연말연시 민생치안관련 훈시를 하고 있다. 정희조 기자/checho@heraldcorp.com

경찰은 그 중에서도 민주노총이 주도적 역할을 담당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이 작년 12월 위원장 당선 이후 ‘청와대 진격’, ‘서울시내 난장’, ‘서울 도심 마비’를 주장하며 불법폭력시위를 준비했고 1차 대회 주최 단체에 참가자와 자금을 각각 할당한 것으로 파악했다.

경찰은 지난달 21일부터 3차례 민주노총 본부와 산하단체 13곳 사무실 등 17곳을 압수수색해 불법시위 계획 문건과 불법시위용품으로 사용될 수 있는 물건 등 자료를 다수 확보했다. 또 관련자 진술을 통해 경찰 차벽을 파손하는 데 사용한 밧줄과 철제사다리 등은 시위 이틀 전 구입했고 시위 당일 오전 민노총 산하 8개 단체에 지급된 것을 확인했다.

‘복면 시위’와 관련해선 1만2000여개의 복면을 민주노총 자금으로 구입했고, 민주노총이 시위 당일 개별 지참하도록 했다는 진술과 문서를 확보했다.

그밖에 경찰은 민주노총 집행부가 지난달 17일 압수수색에 대비해 불법행위 증거를 인멸하려 한 정황도 포착했다. 이에 경찰은 1차 대회를 주최한 46개 단체 대표 전원에게 출석을 통보했지만, 대부분 출석에 불응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폭력시위 주도 세력과 가담자에 적용할 혐의와 관련한 법리 검토에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대회 주최단체 대표는 소요죄로 처벌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형법 제115조에 따르면 소요죄는 다중이 집합해 폭행, 협박 또는 손괴의 행위를 한 자를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15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할 수 있다.

소요죄는 국가 안보를 위협하는 ‘폭동’을 전제로 하고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에 비해 형량이 무겁기 때문에 그동안 검ㆍ경이 혐의 적용에 부담을 느껴왔다.

경찰청 관계자는 “폭력집회 주도자에 대해 집시법 등 관련법에 대해 개별적으로 위반 여부를 따지거나, 통으로 소요죄를 적용하는 방안에 대해서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1차 대회 폭력시위 관련 경찰의 수사 대상자는 모두 1531명이다.

그 중 신원이 확인된 585명은 구속 8명, 구속영장 신청 1명, 체포영장 발부 6명, 불구속 수사 124명, 훈방 1명, 출석요구 445명 등 형사처벌 절차를 밟고 있다. 경찰은 나머지 946명에 대해서도 신원을 확인 중이다.

민노총은 이달 16일 총파업과 19일 지역별 3차 민중총궐기를 열 계획이다.

강승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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