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응수(71) 대목장이 광화문과 숭례문 복원 공사를 위해 제공된 금강송 4주와 국민기증목 154본을 횡령한 혐의가 적발됐다. 또 경찰 수사 결과, 문화재청 공무원들의 뇌물수수 등 문화재수리 업계의 비리 관행이 적발됐다.
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신 대목장, 신 대목장 등에게 자격증을 빌려준 문화재수리업체 J사 대표 김모(76)씨, 공사 과정에서 뇌물을 받은 문화재청 공무원 2명 등 관련자 17명을 기소 의견으로 송치했다고 26일 밝혔다.
신 씨는 2008년 4월 광화문 복원용으로 문화재청이 공급한 금강송 4주(6000만원 상당)를 자신이 운영하는 강원도 강릉 소재 목재소 창고로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2012년 5월에는 숭례문 복원용으로 안면도 등지에서 제공된 국민기증목 154본(4200만원 상당)을 경복궁 수라간 복원 공사 등 다른 공사에 사용한 혐의도 받고 있다. 주(株)는 벌목한 온전한 형태의 나무를, 본(本)은 주를 다듬어 동강이를 낸 상태를 말한다.
경찰은 다만 수사 초기 제기된, 러시아산 소나무가 사용됐을 것이란 의혹에 대해선 확인하지 못했다.
신 씨는 공사에 필요한 대경목(大莖木)이 있으면서도 나무가 부족하다고 허위보고해 금강송을 공급받고 자신의 소나무로 바꿔치는 수법으로 횡령했고 이후 감리 보고서 등에도 이를 숨겼다.
아울러 신 씨는 2012년 1월 자신이 운영하는 문화재수리업체 S사가 경복궁 복원 공사에 참여하게 하기 위해 문화재수리업체 J사 대표 김 씨에게 2500만원을 주고 문화재수리기술사 자격증을 빌린 것으로 드러났다.
김 씨는 신 씨 업체를 포함해 8개의 문화재수리업체에 자격증을 빌려주고 6억7500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문화재 수리 등에 관한 법률 위반)를 받고 있다.
김 씨는 2012년 1월 경복궁 수라간 복원 공사 때 목공사 하도급을 받았던 신 씨에게 공사대금 10억원을 11억원으로 부풀려 지급하고 1억원을 돌려받는 등 5개 하도급업체 대표와 짜고 5억원을 빼돌린(특경법상 횡령) 사실도 드러났다.
아울러 경찰은 광화문과 경복궁 공사 감리감독을 담당한 문화재청 공무원 6명이 김 씨로부터 월정금 또는 명절 선물 명목으로 총 4400만원을 받은 것을 적발했다.
이들 가운데 광화문 공사와 관련 2007년 12월부터 2010년 10월까지 월 50만원씩 총 1700만원을 챙긴 문화재청 공무원 박모(6급)씨와 2007년 4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 1100만원을 받은 최모(5급) 씨를 뇌물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뇌물을 받았으나 공소시효가 지난 1명과 금액이 미미한 3명은 기관통보 조치됐다.
경찰은 광화문ㆍ경복궁 공사 자문위원 5명도 회의비, 명절선물 등 명목으로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총 2730만원을 받은 사실을 확인했으나 혐의가 중하지 않다고 판단해 해당 기관에 통보했다.
김기훈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