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한희라ㆍ황혜진 기자]#서울시 예산항목을 내려 받은 후 내가 예산 담당자가 되서 예산을 세워 봅시다. 최근 안전사고가 많이 나고 있다는 점 등을 염두에 두고 어느 항목에 예산을 더 배치해야 할 지 고민해 보세요.
#용돈 기입장을 만들어 봅시다. 부모님에게 받은 돈은 수입란에, 내가 쓴 돈은 지출란에 기록하세요. 한 달 동안 어느 부분에 돈이 많이 들었고, 아낄 수 있는 항목은 무엇인지 체크해 봅니다.
둘 다 중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금융교육 이지만 수준 차이가 꽤 커보인다. 한 쪽은 사회현상까지 연계한 포괄적인 경제교육인 반면, 다른 한 쪽은 기본적인 수준이다.
최근 금융교육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한 교육이 확산되고 있다. 금융 현장을 누빈 경험있는 금융사 강사들이 사회적 공헌 차원에서 이같은 교육에 적극 동참하면서 긍정적인 평가가 쏟아지고 있다. 하지만 이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같은 교재를 가지고 교육을 하지만 지역에 따라 교육의 내용을 달리 할 수 밖에 없다고 한다. 소위 잘 사는 동네 아이들은 수입이나 지출과 같은 기본 개념은 오래전에 깨우쳐 예산이나 투자 같은 한 발 더 나간 콘텐츠를 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투자법, 경제 현황…구체적 교육 요구하는 부촌=한 금융사 교육 담당자는 “강남쪽 교사들은 금융교육에 대한 요구사항이 구체적이다. 우리 학생들은 이미 왠만한 금융지식을 갖고 있으니 구체적이고 체계적인 교육을 해달라”고 요청한다고 말했다.
그는 어떤 학교의 경우 일반 학생을 대상으로 하지 말고 경제동아리 학생을 대상으로 단순 용어가 아닌 실제 투자하는 법 등을 강의해달라는 요청을 받기도 한다고 소개했다.
이런 아이들의 경우 질문 내용도 다르다고 한다. “금융기관은 어떻게 들어가나요”, “연봉은 얼마나 받나요”, “최근 뉴스를 봤는데 한국경제가 안 좋던데. 앞으로 주식시장 전망은 어떻게 보는가” 등 구체적이고 이미 배경지식을 갖고 묻는 아이들이 많다고 한다.
이 담당자는 “한 문화센터에서는 5세 아동에게 돈을 주고 지하마트에 가서 물건을 사고 영수증을 받아오게 하고 남은 돈을 예금하게 하는 경제 교육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면서 경제 조기교육을 시키는 부모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담당자에 따르면 강남쪽 학교에서는 강사의 역랑이나 프로필, 교제를 사전에 알고 알고 싶어하는 등 상당히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그런 학교에 가보면 아이들의 질문도 “요즘 부자들은 어디에 투자해서 돈 벌어요?”라든지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처럼 유명한 사람은 누구랑 거래해요?” 등 투자에 대한 구체적인 관심을 드러내 성인들에게 하는 교육이 필요할 경우도 있다는 것이다.
한 금융업계 관계자는 “요즘에는 고등학교를 졸업하면 종잣돈을 주며 어디에 투자할 지 고민해보라고 하는 부모도 있다”면서 “그런 환경에서 자란 아이들은 일찍부터 돈에 대한 관심을 안 가질 수가 없다”고 말했다.
▶용돈기입장부터 기초 교육…사례도 신중히=반면 형편이 어려운 지역에서는 사례를 드는 것부터 조심스럽다. 한 금융 담당 강사는 “아빠 차를 닦아 드리고 용돈 받지요?”라고 말했는데 한 아이가 “우리집에는 차 없어요”라고 말해 당황했던 적이 있다면서, 강사들에게 행여 아이들이 상처 받을 수 있는 사례가 될 수 있는지 재고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강사는 소외지역에서 교육을 해보면 용돈을 아예 받지 않는 아이들도 있어 용돈기입장 교육도 힘들 때가 있다면서 예금과 적금의 차이 등 기초적인 지식부터 가르치고 있다고 소개했다.
YWCA 강남지역에서 교육을 담당하고 있는 한 강사는 “같은 강남이라도 경제 수준이 달라서 접근을 다르게 하고 있다”면서 “형편이 어려운 친구들에게는 교육을 통해 올바른 경제관을 심어주는 데 주력하는 편”이라고 밝혔다.
그는 “부유층이 밀집한 지역에서는 경제동아리를 만들고 외부 경제전문가에게 경제교육을 위탁하고 있어 어른보다 더 경제지식이 많은 학생을 볼 수 있다”면서 “이러다 보니 금융지식에서도 부익부 빈익빈이 심화될 수 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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