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외국 유학하는 동안 소식을 전하지 않다가 부모가 이혼한 다음에야 자신의 소식을 궁금해 하던 친모 집에 찾아가 “엄마!”라고 불러 문을 열게 한 뒤, 친모를 끌어내 정신병원에 강제로 입원시킨 비정의 아들에게 실형이 확정됐다.
재산분할을 덜 해 줄 목적으로, 아들과 짜고 전 부인을 정신병원에 감금한 전 남편도 쇠고랑을 찼다.
대법원 1부(주심 이인복 대법관)는 폭력행위등처벌에 관한 법률 상 공동감금 혐의로 기소된 배모씨(57)와 그 아들(27)에게 각각 징역 1년6월, 징역 8월의 실형을 확정했다.
2007년 허모씨(53)와 협의이혼한 배씨는 나중에 숨겨둔 재산이 드러나 허씨로부터 “60억원을 추가로 지급하라”는 재산분할 소송을 당했다.
배씨는 법정다툼을 유리하게 이끌려고 아들 등과 함께 허씨의 집에 찾아가 아들에게 엄마를 부르도록 한 뒤, 아들 목소리에 잠겨있던 현관문을 연 허씨를 붙잡아 아들 등과 합세해 양팔을 묶은 다음 응급이송차량에 태워 A 정신병원에 강제 입원시켰다.
배씨는 허씨의 약혼남이 퇴원을 요청하자 퇴원수속 도중 허씨를 다시 제압해 B정신병원으로 옮겼다. 이 과정에 사설 응급환자 이송업체도 동원됐다.
허씨는 병원에서 전화통화와 편지·면회를 전부 금지당했다. 배씨의 만행은 TV 시사프로그램에 보도됐고 국가인권위원회의 수사의뢰로 배씨와 A,B 병원의 두 의사, 이송업체 직원 등 10명이 재판에 넘겨졌다.
대법원은 원심과 마찬가지로 배씨 부자(父子)의 공동감금 행위를 인정했다.
다만, 함께 기소된 A병원 정신과 전문의 조모씨(43), B병원 전문의 이모(61)씨에 대해서는 각각 벌금 10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일부 무죄 취지로 사건을 수원지법에 돌려보냈다.
정신병원 입원 과정이 불법이었더라도 질환을 의심할 만한 정황이 있었다면 입원시킨 의사는 감금죄의 공범으로 처벌할 수 없다는 것이 대법원의 판단이다.
재판부는 “가족 진술 뿐 만 아니라 허씨를 직접 대면한 결과 망상장애 등이 의심돼 입원이 필요하다고 진단했고, 치료하려고 입원시켰다고 볼 여지가 충분하다”면서 “허씨를 응급이송차량에 강제로 태워 옮기는데 가담했거나 공모하지 않은 이상 이들 의사들이 감금의 공범으로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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