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터키에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 사진 포스터를 찢은 어린이 2명이 ‘터키 대통령 모독’ 죄로 징역형을 받을 위기에 처했다고 현지 일간 휴리예트가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사촌인 12세와 13세의 남자 아이 두명은 지난 5월 1일 디야르바키르주(州) 남동부 지역 고속도로부(府) 밖에 붙어있는 대통령 포스터를 찢은 뒤 체포됐다.
둘은 시장에서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포스터를 보고, 이를 넝마꾼에 팔기 위해 뜯어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니셜 R.Y를 쓰는 한 아이는 “우리는 포스터 속에 사람이 누구인지 신경쓰지 않았다”며 “우리는 그저 고물상에게 팔고자 뜯었을 뿐”이라고 말했다.
다야르바키르주 검찰은 두 아이를 터키 형법 299조 ‘터키 대통령 모독’ 죄로 기소했다. 이 조항을 위반하면 징역 2년 4개월형을 받을 수 있다.
이 건은 제1 아동법원으로 넘겨졌다.
검찰은 또 아동보호법 5조에 따라 아이 부모와 상담을 하고, 학교 출석과 건강 상태 등을 보장하도록 요청했다.
첫 법원 심리는 12월 8일 열릴 예정이다.
두 아이의 변호인은 “터키 대통령 모독죄는 불명확하며, 아이들은 포스터 속 인물이 누군지 알기 조차 어려운 어린이”라고 말했다.
다음달 1일 총선을 앞두고 터키에선 언론 탄압 강도가 심해지고 있다.
앞서 터키 경찰은 지난 27일 카날투르크TV와 일간지 부균을 소유한 미디어그룹 코자 이펙의 이스탄불 본사에서 최루가스와 물대포를 쏘며 기자와 직원들을 진압했다. 코자 이펙은 에르도안 대통령의 숙적인 이슬람 사상가 페툴라 귤렌을 은밀히 지원하고 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 날 경찰의 사슬톱 등으로 건물 문을 부수는 장면 등이 카날투르크TV를 통해 생중계됐다. 부균은 27일자 1면을 항의의 표시로 먹색으로 발행했다.
코자 이펙 측 변호인은 파이낸셜타임스(FT)에 “회사가 지난 2년 동안 회계감사를 받았지만 그들은 어떤 것도 찾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터키에선 정부에 비판적인 언론은 막대한 세금을 부과받거나, 소속 기자들은 신체적 위협까지 받는다.
일간지 휴리옛을 소유한 도간그룹은 2009년에 33억달러의 벌금을 부과받은 뒤 재무적으로 곤란해져 2011년에 자매지 2개를 매각해야했다.
터키의 언론자유지수는 세계 149위로, 미얀마와 짐바브웨 보다 아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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