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온 국민을 경악하게 했던 ‘염전노예’ 사건 피해자들이 사태의 책임 중 일부가 국가공권력인 경찰, 행정기관, 지자체의 방치과 직무유기 등에도 있다는 점을 들어 국가 배상 소송을 제기한다.
장애인단체 등 29개 시민사회단체가 모인 ‘염전노예 장애인사건 재발방지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이하 공대위)는 9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국가와 전남 신안군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13일 서울중앙지법에 내겠다고 밝혔다.
염전노예 사건은 작년 2월 서울 구로경찰서가 신안 염전에 팔려가 수년간 착취당한 지적장애인 세 명을 구출하고, 이를 계기로 전남 도서지역의염전 등지에서 장애인 등을 상대로 자행된 인권유린에 대한 대대적인 경찰 수사가 벌어져 총 129명의 악덕 업주 등을 적발된 것을 지칭한다.
원고는 신안 염전에서 탈출한 8명의 노동자이며, 가액은 1인당 5000만원이 유력시 된다. 원고 8명 중 6명이 장애인이다.
공대위는 “지역 경찰이 범죄사실을 파악하기는 커녕 신고자를 위험에서 구출하지 않았으며, 근로감독관은 직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않았고 불법 직업소개소에 대한 지도·감독도 없었다”며 국가 배상을 촉구했다.
또 “작년 2월 섬을 탈출한 피해자 8명이 길게는 20년간 강제노동과 폭언,폭행에 시달려 왔지만 관할 파출소는 이를 묵인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에 따르면 박모(35)씨는 업주를 피해 파출소로 여러 차례 도망갔지만 경찰은 그를 다시 염전주인의 손에 넘겼다.
또 몇몇 피해자들이 관할 노동청에 ‘염전 주인들이 임금을 제대로 지급해주지 않는다’고 신고해 근로감독관의 중재 하에 일부 임금을 지급받기도 했지만 사건이 알려지기 전까지 노동청은 이 지역에 대한 근로감독을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신안군에 대해서도 “선착장 관리감독 의무를 소홀히 하고 복지 담당 공무원이 보호의무를 다하지 않았다”며 배상책임을 묻기로 했다.
피해자 채모(50)씨는 선착장까지 도망갔으나 선착장에서는 그에게 표를 팔지 않고 주인에게 연락했고, 김모(42)씨는 면사무소에서 장애인복지카드를 만들었지만 장애인연금 등 사회복지 급여를 받지도 못했다.
이날 회견에서 시각장애인 김모(41)씨는 “돈도 못 받고 하루 19시간 일했지만 일을 못하면 쇠 파이프와 각목이 날아왔다”며 “신의도에는 거의 모든 염전에서 강제노역이 이뤄졌지만 경찰도, 공무원도 한통속이어서 문제가 해결될 수 없었다”고 증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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