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황해창 기자] 국가간 경제적 국경을 사실상 불필요하게 하는 자유무역협정(FTA)이 소비자들의 후생, 선택권, 그리고 인식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를 분석한 결과를 공유하는 설명회가 열렸다.
22일 오후 무역센터 트레이드타워 대회의실에서 열린 설명회에는 무역학회, 소비자학회, 생산성학회, 한국PR학회 소속 교수진이연구 결과물을 발표해 주목을 끌었다.
김인숙 박사(한국소비자원)는 한ㆍEU, 한ㆍ미 FTA 발효 직전과 2015년 2분기 소비자 가격을 비교한 조사 결과 발표했다. FTA 발효와 함께 15%의 관세가 즉시 철폐된 EU산 포도주는 44개 품목의 가격변동율이 평균 2.9%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10개 품목이 올랐지만 25개 품목이 내렸고, 수입 규모가 증가한 대표적인 품목인 자동차는 EU의 11개 브랜드, 128개 차종의 가격 변동을 조사한 결과 상승 32, 보합 55, 하락 41개 차종으로 나타났다고 했다. 값이 떨어진 차종이 상대적으로 많았다. 전체적으로는 평균 0.7%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김연성 교수(인하대) FTA와 소비자주권에 대한 연구에서 한ㆍ미, 한ㆍEU FTA 체결을 전후해 소비재나 농축산물과 관련한 물가는 전반적으로 하락하는 추세를 보였다고 분석했다. 또 국내 상품과 해외 상품을 동시에 고려하면서 소비자들의 선택폭이 크게 늘어났고, 기존 유통업체가 가졌던 상품 선택 권한이 FTA를 계기로 소비자에게 넘어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해외 직구에 대한 연구 결과를 발표한 황윤섭 교수(경희대)는 해외 직구가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고, 외국 상품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관세 인하를 통해 수입 상품의 가격이 10% 이상 하락하면서 해외 직구를 통해 상품을 구매하는 것이 새로운 현상으로 자리 잡으면서 물가가 하락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금처럼 해외 직구가 계속 성장한다면 유통산업이 축소되고 물류산업이 확대되는 형태로 산업 구조가 바뀔 수 있다고 전망했다. 동시에 국내 상품의 품질도 향상되면서 소비자들이 전반적으로 좋은 물품을 싸게 구입할 수 있게 됐다고 발표했다.
FTA가 한국의 미래 사회에 미치는 영향과 관련, 김양희 교수(대구대)는 현재 우리나라는 FTA 발효 및 체결국과의 무역 비중이 전체의 63%에 달하고 있고, FTA 품목은 상대국에서 점유율이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서비스 교역 효과도 미국의 경우 8.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FTA 소통 전략과 관련해 정원준 교수(수원대)는 지금까지 FTA는 위기이자 기회라는 메시지로 소통을 했으나 이제는 미래 주도권 확보 가능한 FTA라는 프레임으로 변경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정교수는 정부가 일방적으로 끌고 가는 것이 아닌 실제 혜택을 보는 소비자를 중심으로 한 민간 중심의 메시지 전달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