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함영훈ㆍ김진원 기자] 방위사업청이 군수품을 납품한 6개 보훈복지 단체를 상대로 원가를 부풀려 수백억원의 부당이득을 취했다며 제멋대로 부당이득금과 가산금을 부과했다가 최근 잇따라 패소하면서 159억여원의 원금과 이자를 토해낸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원가를 부풀렸다는 방사청 주장은 당시 검찰 수사결과를 그대로 반영한데다 부과 절차 마저 불법이었던 것으로 확인돼 방사청이 검찰 눈치보기에 급급해 ‘슈퍼갑질’ 횡포를 부렸다는 지적이다.
방위사업청이 잘못된 처분때문에 보훈복지단체 작업장 임직원들은 3년간 명절에 월급봉투 조차 전하지 못한채 경제난에 시달려야 했다. 이들 근로자들의 상당수는 국가 유공자 후손, 자녀 또는 장애우들이다.
8일 국방위원회 소속 손인춘 새누리당 의원이 국정감사에서 방사청으로부터 제출받은 ‘방사청 군수품 납품 소송 패소 현황’에 따르면 방사청은 지난 2013년 “부산의용촌GNT 등 6개 단체가 158억원의 원가를 부풀려 군수품을 납품했다”며 부당이득금 158억원과 가산금 124억원 등 282억원을 부과했다가 최근 1심에서 5개 단체에 잇따라 패소, 지금까지 원금과 이자로 159억7841만원을 5개 단체에 물어주었다.
지난 8월과 9월 방사청이 잇따라 패소한 ‘부당이득금 반환 및 부과금 무효’ 소송은 전체 6건 중 5건이며, 오는 11월 나머지 1개 단체에게 마저 패소할 경우 방사청은 총 200억원의 원금과 이자를 물어낼 상황에 처했다.
서울중앙지법은 보훈단체들의 잇달은 소송의 선고공판을 통해 “방사청이 추정만으로 원가를 계산해 (부당이득금과 가산금을 부과한 것은) 잘못”이라며 “방사청의 (원가를 부풀렸다는)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판시했다.
손 의원에 따르면 이들 6개 단체를 상대로 한 방사청의 부당이득금과 가산금 부과는 지난 2002년 검찰의 수사 결과에 짜 맞추는 과정에서 이뤄졌다.
손 의원은 “지난 2011년 방사청에 퀼팅(속칭 깔깔이)을 납품하던 한 단체가 대검 범죄정보팀에 횡령 및 국방부공무원 H씨의 뇌물수수를 제보했는데, 이를 수사한 서울서부지검이 제보한 단체에 오히려 사기 혐의를 뒤집어 씌웠고, 당시 이런 내용이 대대적으로 보도됐다”며 “또한 방사청은 수사 과정에서 조사를 받으며 검찰의 눈치를 살피다가 결국엔 수사결과를 그대로 적용해 6개 단체에 부당이득금과 가산세를 부과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방사청이 6개 단체에 부당이득금과 가산금을 부과한 절차도 불법”이라고 덧붙였다. 손 의원은 “기획재정부 질의 답변서에 따르면 방사청이 부당이득금과 가산금을 부과하려면 사법부의 최종 판결이 있어야 함에도, 방사청은 판결이 있기도 전에 부당이득금과 가산금을 부과하는 불법을 자행했다가 결국 재판에서 잇따라 패소하는 우를 범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방사청의 오락가락하는 원가분석 및 검증도 구설에 올랐다. 방사청은 납품이 이뤄지는 군수품에 대해 7단계에 걸쳐 자체적으로 원가분석 및 검증절차를 거쳤고, 이를 근거로 10년 넘도록 이들 단체와 계약을 이행했음에도, 검찰 수사가 발표되자 이를 모두 번복, 이들 단체가 원가를 부풀려 부당이득을 취했다며 5년 간 납품한 물품에 대해 부당이득금과 가산금을 부과했다.
그러나 이번 재판부의 판결로 결국엔 방사청이 제대로 계약하고 납품을 받고도, 이를 스스로 번복해 부당하게 부당이득금과 가산금을 부과했다가, 다시 원금과 이자를 토해내는 어처구니없는 일을 벌인 셈이다.
손 의원은 “방사청의 패소로 이들 단체를 상대로 한 검찰의 원가 부풀리기 사건(사기)과 방사청의 부당이득금 및 가산금 부과가 모두 잘못된 것으로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보훈단체의 한 관계자는 “담당 검사가 인사고과에서 더 큰 점수를 받으려고, 개인적인 횡령 사건 대신 ‘탕진할 뻔한 국고를 회수한’ 사기 사건으로 수사의 방향을 틀었다”며 “방사청이 이런 검찰의 눈치를 보느라 부당이득금과 가산금을 부과하는 바람에 결국 보훈복지 단체만 3년간 직원 급여를 밀리는 등 엄청난 경영난에 허덕이게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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