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원승일 기자] 최근 5년 간 국내에서 약 6000마리에 가까운 국제멸종위기종 동물이 폐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에는 신약개발을 목적으로 실험용으로 도살된 개체도 있었고, 부실한 관리로 수질 및 환경에 적응하지 못해 폐사한 개체도 상당수인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환경부가 밝힌 최근 5년간 야생 동ㆍ식물종의 국제거래에 관한 협약(CITES)종 폐사 개체수 현황을 보면 2010년부터 올해 6월까지 게잡이원숭이, 반달가슴곰, 철갑상어 등 총 5899마리가 폐사했다.
이 중 폐사가 가장 많았던 동물은 멸종위기종 게잡이원숭이로 모두 2717마리가 실험용으로 폐사했다. 긴꼬리원숭이과로 동남아시아에 주로 분포하는 게잡이원숭이는 신약개발 등을 위해 독성실험용으로 이용되고 있다. 폐사 이유도 연구나 실험을 위한 도살 및 안락사, 실험 도중 사고사 등이 대부분이었다.
천연기념물인 반달가슴곰도 5년 간 총 229마리가 폐사했고, 올해에만 72마리가 관리소홀로 인해 폐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국립공원이 관리하는 토종 곰은 동종 간 투쟁, 노령, 질병 등의 원인으로 올해 19마리가 숨졌다.
철갑상어, 앵무새, 사바나왕도마뱀 등도 100마리 이상 폐사했다. 폐사 이유로는 개체 간 투쟁, 식욕부진 및 거식, 스트레스, 노령 등이 많았다. 그러나 난방기구 미작동으로 인한 동사, 검역에 따른 탈진, 수질 및 환경 부적응 등 관리 부실에 따른 폐사도 상당수 있었다. 아쿠아리움에서 많이 볼 수 있는 남아프리카산 자카스펭귄과 사막여우, 보아뱀, 유럽불곰, 대왕박쥐, 나폴레옹피쉬 등도 일부 폐사했다.
멸종위기종으로 관리체계를 강화하고 있는 정부 정책과 역행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 기간 전국 각 유역ㆍ지방환경청이 집계한 폐사 개체수는 금강청이 2204마리로 가장 많았고, 한강청 1298마리, 영산강청 1137마리 순이었다.
사이테스(CITES)란 멸종위기에 처한 야생 동ㆍ식물의 무질서한 포획 및 채취를 제한하고, 당사국간의 국제거래시 허가제도를 통해 엄격히 규제함으로써 이들을 보호하기 위한 국제환경협약이다. 지난 1973년 3월 미국 워싱턴에서 협약이 체결됐고, 1975년 7월 발효됐다. 우리나라는 1993년 7월 가입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양창영 의원은 “우리나라가 CITES 가입국인 만큼 멸종위기 야생 동ㆍ식물을 보존하기 위해 관리업체에 대한 홍보와 교육이 체계화될 필요가 있다”며 “정부의 책임감 있는 정책이 조속히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