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황혜진 기자] 슈퍼리치에게도 올 들어 급변한 글로벌 경기상황은 여간 고민거리가 아니다. 이머징 시장에서 선진국으로 눈을 돌리라는 투자전문가 조언이 쏟아지고 있지만 막상 결정하기 어려운 건 매한가지다.
이런 까닭에 한국씨티은행이 지난 12일 10억원 이상 투자한 ‘씨티골드 프라이빗 클라이언트(CPC)’ 30여명을 초청해 진행한 ‘2014년 글로벌 시장 투자전략’ 세미나는 대학 강의를 방불케 했다. 진지했고 열의가 넘쳤다. 질의응답이 오고가며 슈퍼리치만의 고민도 나타났다.
이날 강연은 김일구 씨티은행 투자상품부장, 송창민 얼라이언스번스타인운용 상무의 글로벌 전망에 대한 발표가 차례대로 이어졌다. 핵심은 ‘올해 세계경기의 회복세가 뚜렷한 만큼 채권보다는 주식 투자가 유리하다’ ‘국내 주식과 이머징시장 투자를 줄이고 미국 등 선진국 주식시장과 채권시장에 투자하라’는 것이었다.
김 부장은 “최근 미국의 경기회복세가 뚜렷한 가운데 이머징시장으로 나갔던 공장(제조업)을 들여오려고 하고 있다”면서 “이머징시장과 낮은 임금 격차, 셰일가스를 기반으로 한 에너지 경쟁에서 이머지시장을 위협하고 있다. 향후 미국의 투자전망이 매우 높다”고 설명했다.
송 상무는 미국에 대한 높은 투자전망과 함께 유럽과 일본시장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평가를 내놨다. 그는 “올해 선진국이 더 많이 성장해 이머징시장과의 격차는 더 커질 것”이라면서 “유럽 주식은 저평가됐고, 일본 주식은 아베노믹스 효과로 투자 여력은 꾸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참석자의 질문은 날카로웠다. 강연자의 분석이 어느 정도 객관성을 띠고 있는지에 대한 질문부터 구체적인 투자 분야와 시기 등을 묻는 질문까지 이어졌다.
한 50대 여성은 “그럼 당장 이머징시장에서 나와야 하는 것이냐”고 질문했다. 김 부장은 “비중을 순차적으로 줄여 선진국 중심으로 바꾸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이어 “일부 금융사의 경우 무조건 고수익ㆍ고위험성 상품을 권유하는데, 금융투자협회에 보면 5가지로 투자성향을 분석해놨다. 자신의 투자성향을 잘 반영해주는 투자사를 선택하라”고도 했다.
“당장 투자할 경우 미국시장 어떤 분야에 투자를 해야 하냐”는 물음에는 “지금 에너지와 유틸리티 분야는 제조업 기반을 닦는 단계라 계속 적자”라며 “구글ㆍ페이스북ㆍ애플 등 아이디어성 분야와 바이오ㆍ제약ㆍ헬스케어 등 신기술 쪽이 당장 수익을 얻기는 유리하다”고 평가했다.
중국시장에 대한 관심도 컸다. “강연자들은 중국이 외국인에 개방한 분야가 수익률이 높지 않고 관치가 강해 수익을 얻기 힘들다”면서 “상하이종합지수 등 시장 전체에 대한 투자보다 소비, 도시화 쪽만 선별해 투자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분석했다.
모두가 고개를 끄덕인 질문도 있었다. “몇 년 전 부동산펀드에 투자했는데 계속 떨어지고 있다. ‘빼자 빼자’ 하면서도 항상 망설여진다”는 내용이었다. 김 부장은 “몇 달 동안 투자할지, 수익률과 손해율의 한계를 정해야 한다”면서 “1~3개월에 한 번씩 꼭 상황 변화를 체크해보고 투자 전 은행과 증권사, 자산운용사 등 다양한 업권의 전망을 고루 들어보고 투자를 결정하라”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