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태원 살인 사건’의 진범으로 지목된 미국인 아더 존 패터슨(36)의 국내 송환과정에는 한미 형사사법 당국의 탄탄한 공조와 그의 치명적인 실수가 있었다.

사건이 일어난 지 18년, 패터슨이 미국으로 달아난 지 16년 만에 그는 23일 새벽 인천공항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내가 여기에 왜 왔는지 모르겠다. 충격을 받았고 분위기에 압도당했다.”라는 말을 전한 후 공항을 나와 곧바로 서울구치소에 수감됐다.

진범으로 지목된 패터슨은 미국 현지에서 체포된 뒤에도 각종 법률상 수단을 동원해 4년이 넘도록 송환을 피해 왔다.

패터슨이 1999년 8월 미국으로 도주하자 법무부는 곧바로 송환 작전에 들어갔다.

애초 살인 혐의로 기소된 재미동포 에드워드 리(36)가 법원에서 무죄를 선고받고 혐의를 벗으면서 패터슨이 유력한 살인 혐의자로 지목된 상황이었다.

법무부는 미국 법무부의 협조를 받아 그로부터 10년이 2009년 10월 패터슨의 미국 내 소재를 확인하고서 곧바로 미국에 범죄인인도청구를 했다. 패터슨은 2년 후인 2011년 5월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체포돼 범죄인인도 재판에 회부됐다.

미국 법원은 2012년 10월 범죄인인도 허가를 결정했으나 패터슨은 이와 별개로 인신보호청원을 제기하며 한국 송환을 지연시키려 했다.

하지만 미국 법원은 패터슨을 외면했다. 패터슨의 청원은 작년 6월 1심과 올 5월 항소심에서 모두 기각됐고 7월에는 재심 신청마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에 따라 패터슨으로서는 3개월 내 상고를 제기해 마지막 판단을 받아봐야 하는 처지에 몰렸다.

하지만 패터슨은 이 과정에서 범죄인인도 결정의 집행 정지 신청을 하지 않는 ‘치명적인 실수’를 했다.

미국 범죄인인도 관련 법에 따르면 인신보호청원을 제기하려면 범죄인인도 집행 정지 신청을 해야 하고 각 심결 이후 2개월 이내에 이를 연장해야 한다.

법무부는 이런 상황을 노려 미국 당국을 설득했고 결국 19일 오전(이하 한국시간) 미국의 패터슨 송환 결정을 끌어낼 수 있었다.

패터슨은 이 과정을 모르고 있다가 미국 당국이 송환 문서에 사인하고서 이를 통보하자 그제야 상황을 파악했다고 전해졌다.

법무부 관계자는 “미국 법원이 지난 7월 패터슨이 청구한 범죄인 인도 재판 항소심에서 재심 청구 기각과 함께 인도 집행명령을 내렸는데 패터슨이 이에 대한 집행정지 신청을 하지 않아 한국 송환이 가능해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패터슨 송환은 한·미 당국의 사법공조 역사상 가장 극적인 사건”이라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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