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양규 기자] 5만원권 지폐가 도입된 이래 회수율이 전체 발행액의 절반도 채 안되면서 비자금 조성 등 지하경제로의 유입에 대한 우려가 적지않다. 특히 지난 17일 열린 국정감사에서 이주열 한은 총재가 ’리디노미네이션(화폐가치 절하)‘에 대해 공감한다는 뜻을 밝히면서 주요 이슈로 부각된 상태다.

우리나라의 경제규모 확대 등으로 화폐가치를 절하할 필요성이 있다는 게 큰 골격이지만, 그 파급효과가 지하경제의 양성화를 유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대감을 모으고 있는게 사실이다. 이 총재의 발언 직후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즉각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하고, 한은도 공식 해명에 나서는 등 진화에 나섰지만 화폐 개혁이란 이슈를 둘러싼 갑론을박은 여전한 듯 하다.

특히 화폐개혁을 통한 수많은 장단점이 거론되는 가운데 큰 장점 중 하나로 ’지하경제 양성화‘에 대한 기대가 높다. 일부 국회의원들은 5만원권에 대한 회수율이 낮다는 점을 두고 비자금 조성 등 지하경제로의 유입 가능성을 지속적으로 제기하고 있다

이 같은 문제 제기에 한은의 공식적인 입장과 해법은 어떨까.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새정치민주연합의 김현미 의원이 한은으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한은은 5만원권 도입에 따른 지하경제 조장 우려에 대해 그 해법으로 김영란 법에 무게를 두고 있다.

김 의원이 요구한 5만원권 지폐의 낮은 환수율에 대한 한은의 입장과 대응방안과 관련해 한은은 “5만원권 환수율이 낮은 것은 저금리, 낮은 인플레이션 등 거시 경제여건에 따라 현금 선호가 높아지고 있는데다가 경제규모 확대, 사용의 편의성 및 수표 대체 효과 등으로 5만원권 수요가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또한 “5만원권의 청결도가 매우 높아 금융기관이 5만원권을 한은에 입급하지 않고 상당 규모를 자체적으로 순환시키고 있는 점 등도 회수율을 낮게 한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5만원권 도입에 따른 지하경제 조장 우려에 대한 2009년 당시와 현재의 입장에 대해서는 “5만원권 도입 이전에도 5만원권이 비자금 조성 등에 이용될 우려를 인지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이에 고액권 발행에 따른 부작용을 차단하기 위해 금융정보분석원(FIU)의 고액 현금거래 보고 기준금액을 2006년 5000만원에서 2010년 이후 2000만원으로 낮추는 등 보완책을 마련했다고 했다.

특히 최근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대한 법률(일명 김영란법)이 제정돼 오는 2016년 9월부터 시행됨에 따라 5만원권의 지하경제 유입 가능성은 더욱 줄어들 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은은 “5만원권의 상당부분이 지하경제로 유입돼 환수율이 저조하다는 주장이 일부에서 제기되고 있으나, 이를 뒷받침할 만한 명확한 근거가 없다”면서 “금리, 소득 및 경제 불확실성 등 거시경제변수가 권종별 화폐수요에 미치는 영향을 추정하기 위한 연구는 수행한 바 있으나, 화폐환수율과 지하경제의 직접적인 상관관계를 파악할 수 있는 연구자료도 없다”고 밝혔다. 아울러 5만원권의 지하경제 유입 우려가 있으나, 5만원권은 거래 및 보관 편의성 제고에 기여하고 있다는 점을 피력했다.

5만원권의 지하경제 유입 차단을 위한 해법으로 ‘화폐개혁’보단 ‘김영란법’에 기대를 걸고 있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