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윤희 기자]국내 경유 생산량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가운데, 독일 폴크스바겐의 디젤게이트로 경유 공급과잉 상태가 더욱 악화될 전망이다.
지난달부터 유가보조금이 지급되는 경유택시도 신청자가 전무해 정유업계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6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올해 1~8월 국내 경유 생산량은 2억2114만배럴로 지난해 동기대비 7.1% 늘어났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경유 생산량이 다시 한번 사상 최대치를 경신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나라는 2000년대 들어 정유사들이 휘발유ㆍ경유 등 경질유 생산비중을 높이는 고도화작업을 추진하면서, 경유의 국내 수요보다 공급량이 많은 전형적인 공급과잉 현상을 보이고 있다. 기술 발달로 석유화학 설비에서조차 경유를 비롯한 석유제품을 뽑아내기 시작해 경유 공급량은 갈수록 늘어나지만, 경유차를 중심으로 한 경유 소비 신장세는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어서다.
이에 정유사들은 국내 소비처를 구하지 못해 생산한 경유의 절반 이상을 해외로 수출하고 있다. 이마저도 중국 등 전세계적으로도 경유 생산량이 늘어나면서 판매 마진이 점차 줄어드는 상황이다.
정유업계의 숙원이었던 경유택시에 올 9월부터 유가보조금이 지급되기 시작했지만, 이마저도 전망이 밝지않다. 경유택시의 수지타산이 맞지않아 완성차업체들이 생산을 꺼리면서 현재까지 유가보조금 신청대수는 전무하다. 업계 관계자는 “자동차 가격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택시기사들이 비싼 경유택시를 선택할 가능성도 크지 않다”고 말했다.
엎친데덮친격으로 폴크스바겐의 ‘디젤게이트’가 터져 경유차에 대한 신뢰도 무너져내렸다. 그동안 정유업계는 ‘클린디젤’이라는 문구로 경유의 친환경성을 홍보해왔지만, 폴크스바겐 사태로 경유차가 배출가스를 줄이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드러났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세계적으로 경유차를 사용하지 않으려는 움직임은 경유 수요를 감소시키면서 가격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당장 경유 소비량이 급감한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장기적으로 경유차 판매가 감소하면 그나마 경유차를 중심으로 한 경유 소비 성장세가 꺽일 수 있다”고 우려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