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공업기업 8월순익 최대폭 감소로 추석연휴 전세계 증시 동반 급락 美 연방정부 ‘셧다운’ 우려도 한몫

중국 경기 둔화가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증시에도 ‘먹구름’이 끼고 있다. 중국 당국의 추가 경기 부양책 없이는 증시 상승을 기대키 어렵다는 암울한 전망마저 나온다. 이런 가운데 미국이 10월2일 발표할 비농업부문 고용지표의 향배에 관심이 집중된다. 미국 연방정부의 셧다운 위기와 10월 중국 당국의 경기부양책 발표 여부도 10월 증시의 주요 변곡점이 될 전망이다.

한국투자증권 윤항진 연구원은 중국 시장 현지 점검 후 리포트에서 “중국 경기와 증시에 대한 뚜렷한 개선세는 없다”고 밝혔다. 윤 연구원은 중국 현지에서 세미나를 가진 후 “중국 경제는 7% 전후의 성장률을 용인하는 분위기다. 현지에선 10월에 대규모 투자 부양책이 발표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중국이 구조조정 과정에서 신성장 동력을 찾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중국의 성장률 둔화는 지난 추석 연휴 기간 동안 전세계 증시를 동반 급락시켰다. 지난 8월 중국 제조업체의 이익이 1년 전보다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지난 28일 중국 공업기업(제조·광산 업체들이 포함)은 올해 8월 순이익이 지난해 같은달 보다 8.8% 줄었다고 밝혔다. 2011년 이후 최대 감소폭이다. 중국 산업의 기초가 되는 공업기업의 이익 감소는 곧 중국 경제 성장 둔화의 신호로 시장은 받아들이고 있다. 미국과 일본 유럽 등 주요국의 증시 지수가 최근 4~5일 사이 큰 폭의 하락세를 기록한 것도 ‘중국발(發)’ 경기 둔화 우려감이 전염된 현상으로 풀이된다.

윤 연구원은 “중국의 경기 둔화가 예상보다 심해지고 있다. 투자 관련 정책이 계속 발표될 것이다”며 “지역적으로는 중국의 중서부에 대한 투자가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국가개발 은행이 판자촌 개조에 6조위안을 투자하고 있고, 1조위안의 정책은행 채권도 발행돼 인프라에 대한 투자가 평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문제는 최근 1년 사이 이미 중국 당국이 여러번 증시 부양책을 폈지만 시장의 반응은 냉담하다는 데 있다. 중국은 지난해 11월 이후 정책금리를 5차례, 지급준비율을 4차례 인하했고, 올해 연말께부터 통화 완화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 중소기업들의 대출 금리는 낮아지지 않고 있다. 당국은 돈을 풀고 있지만, 정작 시장에선 돈이 돌지 않고 있다는 얘기다.

중국의 경기 둔화는 ‘도미노 현상’처럼 주변국들로 번질 수 있다는 것이 금융시장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원유 등 원자재 가격이 수요 감소로 인한 약세가 지속되고 있고 이는 곧 신흥국들의 경제 위기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이 되고 있다. 실제로 대표적 원자재 수출국 브라질은 최근 신용등급이 잇따라 강등됐고, 아시아 원자재 강국 인도네시아 역시 재정수입 감소로 경기가 급속히 냉각되고 있다.

중국 증시가 10월 1일부터 7일동안 국경절 연휴에 돌입하는 것 역시 변수다. 상해종합지수가 심리적 지지선인 3000선을 유지하느냐는 연휴 이후 중국 증시를 전망하는 주요 지표로 풀이된다. 김유겸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증시가 장기간 휴장에 들어간다. 당분간 중국 증시 휴장은 국내 증시에 대해선 부담거리가 줄어든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 연방정부의 ‘셧다운’ 우려도 증시 불안감을 가중시키는 요인이다. 미국의 2016년 예산안이 시한 내에 통과되지 않을 경우 연방정부의 모든 공무원들은 강제 휴가를 가야 한다. 셧다운제 도입(1976년) 이후 모두 17차례에 걸친 셧다운 시행 때마다 뉴욕 증시는 어김없이 급락한 바 있다. 미국 공화당은 셧다운을 유예(최장 90일)하는 잠정예산안을 준비 중이다.

셧다운을 무사히 넘겼더라도 10월 2일 발표되는 미국의 비농업부문 고용지표는 한국 증시의 또다른 복병이다. 고용지표가 예상치보다 개선된 것으로 나올 경우 미국이 기준금리를 연내 인상할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홍석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