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황혜진 기자]지난 1일 KEB하나은행의 출범으로 KEB하나ㆍ신한ㆍKB국민은행 간 리딩뱅크 경쟁이 치열하다. 저마다 올해 하반기 목표를 ‘리딩뱅크’에 두면서 여느 때보다 치열한 실적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그 첫 무대가 내달 시행될 계좌이동제다. 은행들은 고객이탈방지 및 신규고객 유치를 위해 지주 차원의 상품 출시에 열을 올리며 대전을 준비하고 있다. 모두 창립기념일이 9월로 겹치면서 리딩뱅크 자리를 놓고 이들 간 경쟁도 한층 뜨거워질 전망이다.

첫 경쟁무대는 10월 시행될 계좌이동제다. 계좌이동제는 고객이 주거래 계좌를 다른 은행으로 옮기면 기존 은행에서 빠지던 급여, 공과금, 통신비 등 출금이체와 자동송금 내역을 한꺼번에 옮겨주는 제도다. 계좌이동제가 자동이체에 기반을 두고 있는 만큼 대상은 자동이체가 가능한 ’수시입출식계좌’(보통예금 및 저축예금)다. 수시입출식계좌는 저금리ㆍ저성장 상황에 이자를 적게 줘 수익성을 높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고객 금융거래가 대체로 이를 통해 이뤄진다는 점에서 은행들로서는 사활을 걸 수밖에 없다.

한국은행과 금융감독원 등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총 예금액(1092조5000억원) 중 수시입출식 예금은 226조3000억원으로, 전체의 20.7%를 차지하고 있다. 계좌수는 2억개 수준으로 이 중 개인계좌가 대부분(1억9000만개, 97.1%)이며 월평균 예금잔액이 30만원 이상인 활동성 계좌수는 6000만개(31.7%) 정도로 추정된다.

이런 만큼 은행들의 계좌이동제 대비 전용상품도 보통 및 저축예금에 초점이 맞춰 있다. 세 은행 중 가장 마음이 다급한곳은 KEB하나은행이다. KEB하나은행은 경쟁사에 비해 보통 및 저축예금 잔액이 가장 적다. 올해 상반기 기준 23조 6000억원으로 신한(41조2000억원), KB국민(62조2000억원)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매년 증가속도도 가장 더디다.

계좌이동제에는 취약할수 밖에 없다. 튼튼한 고객기반이 없인 리딩뱅크의 길도 버거울수밖에 없다. 이를 겨냥한 듯 KEB하나은행은 출범 다음날인 2일 계좌이동제 대비상품인 ‘행복노하우 주거래 우대통장’, ‘행복투게더 정기예적금통장’을 내놨다. 10월부터는 통합 멤버십을 시행해 은행, 카드, 증권, 캐피탈, 생명, 저축은행 등 그룹 내 전 계열사의 거래 실적에 따라 포인트를 제공한다는 전략이다.

함영주 KEB하나은행장도 1일 취임식에서 “고객기반은 영업력 증대의 기본”이라며 “현재는 경쟁사에 비해 양적ㆍ 질적으로 부족하지만 실질적인 혜택을 담아 고객기반을 획기적으로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한은행은 계좌이동과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도입에 대비하기 위해 ‘신한 주거래 우대통장’을 최근 업그레이드했다. 이 통장은 신한카드 결제시 수수료 3종(전자금융·신한은행 인출, 타행 자동이체)을 면제해주고, 급여이체만으로도 다섯가지 수수료 혜택을 제공한다. 우대요건을 충족하면 보유하고 있는 모든 입출금 계좌에도 수수료 등의 혜택을 준다. 신한은행은 지난 7년간(2008~2014년) 보통 및 저축예금 증가율(11.5%)이 가장 높아 경쟁사들도 바짝 긴장하고 있다.

세 은행 중 수시입출금예금 잔액이 가장 많은 KB국민은행은 수수료 면제 혜택을 전면에 내걸었다. 계좌이동제 특화상품인 ‘KB국민ONE통장’은 입출금이 자유로운 예금으로, 매월 이 통장에서 공과금 이체(세금ㆍ통신ㆍ보험료 등) 또는 KB카드(신용ㆍ체크) 결제실적이 1건만 있는 경우에도 3개 수수료(전자금융타행이체ㆍKB자동화기기 시간외출금ㆍ타행자동이체)를 무제한 면제한다. 추가로 급여이체, 연금수령, 가맹점결제 중 1건 이상 추가 실적이 있으면 3개 수수료(타행 자동화기기출금 월 5회·SMS입출금내역통지ㆍKB자동화기기 타행이체 월10회)도 면제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수수료 무제한 면제와 같은 단편적인 혜택보다 고객별 맞춤형 서비스를 개발해야 계좌이동제 승기를 잡을 수 있다”며 “누가 더 혁신적인 서비스를 내놓느냐에 따라 승패가 달라 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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